
시애틀에 큰 전시회나 학회가 열린다고 하면 현지 사람들은 먼저 "호텔 잡았어?"부터 물어봅니다.
그 정도로 시애틀은 행사 기간 숙박난이 심한 도시입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의료학회, AI 컨퍼런스 같은 대형 행사가 겹치면 하루 만에 호텔 가격이 두세 배 뛰는 일도 흔합니다.
그런데 이런 숙박난을 크게 완화한 호텔이 바로 하얏트 리젠시 시애틀입니다. 2018년에 문을 연 이 호텔은 45층, 객실 1,260개를 갖춘 태평양 북서부 최대 규모의 호텔입니다.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위치까지 좋아 지금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호텔이 됐습니다.
호텔은 다운타운 중심인 808 Howell Street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워싱턴 주립 컨벤션 센터와 사실상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행사 참석자라면 비 오는 시애틀 날씨에도 우산 없이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주요 고객층도 일반 관광객보다 비즈니스 여행객 비중이 높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보잉 등 기업 출장자들이 자주 이용하고,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의학 학회, 변호사 컨퍼런스, IT 박람회 참가자들도 많이 묵습니다. 주말에는 관광객 비중이 늘어나지만 평일에는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로비를 가득 채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객실은 기본룸부터 스위트까지 다양합니다. 고층에서는 퓨젯사운드와 시애틀 야경이 꽤 멋지게 보입니다. 객실 크기도 최근 도심 호텔 가운데서는 넉넉한 편이라 캐리어 두 개를 펼쳐도 크게 답답하지 않습니다.
가격은 시즌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비수기 평일에는 1박 250~350달러 정도에 예약되는 경우가 많고, 여름 관광 시즌이나 대형 컨벤션 기간에는 450~700달러까지 올라가는 일이 흔합니다.

인기 행사가 겹치면 800달러 이상을 부르는 날도 있습니다. 여기에 시애틀 호텔세와 각종 세금을 합하면 실제 결제 금액은 생각보다 꽤 올라갑니다.
발레파킹도 하루 60~80달러 수준이라 렌터카를 가져왔다면 주차비도 미리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설도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넓은 피트니스센터가 있고 레스토랑과 바도 수준급입니다. 특히 로비가 상당히 넓어서 미팅 장소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시애틀 현지 직장인들이 "호텔에서 커피 한잔 하자"며 이곳을 약속 장소로 잡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도 위치는 상당한 장점입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스페이스 니들 방향도 모노레일이나 차량으로 금방 이동합니다. 링크 라이트레일역도 가까워 공항까지 차 없이 이동하기도 편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객실이 상당히 현대적이고 깔끔한 대신, 따뜻한 감성은 조금 부족합니다. "대형 컨벤션 호텔"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여행 온 기분보다는 출장 온 기분이 더 듭니다. 체크인 시간에는 로비가 공항처럼 북적거릴 때도 있고, 엘리베이터도 이용객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하나는 조식입니다. 맛이 나쁘다는 건 아닌데 가격을 생각하면 "와, 정말 훌륭하다"는 느낌은 조금 부족했습니다. 미국 호텔 조식답게 무난하고 깔끔하지만, 1인당 비용을 생각하면 시애틀 시내 브런치 카페에 나가 먹는 편이 더 만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하얏트 리젠시 시애틀은 시애틀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에게 실패 확률이 매우 낮은 호텔입니다. 관광도 편하고 출장도 편하고, 시설도 최신식입니다. 특히 컨벤션이나 학회 참석이 목적이라면 사실상 가장 편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라고 봐도 됩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고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시애틀 한복판에서 위치, 객실, 시설, 접근성을 모두 갖춘 호텔을 찾는다면 그만한 값을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장객에게는 효율적인 호텔이고, 관광객에게는 편리한 호텔. 다만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기대한다면 다른 부티크 호텔이 더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 직접 살펴본 제 느낌입니다.


SilverStone87
하늘Fox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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