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만 잘해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잇몸병의 무서운 진실 - Chicago - 1

어릴 때 "저 할아버지는 여든이 넘었는데도 치아가 살아 있네. 오래 사시겠어" 이런 말씀하시는 걸 많이 들었어요.

그때는 그냥 치아가 튼튼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요즘 의학 연구를 보면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치아가 건강한 노인분들은 하나같이 잇몸이 건강하십니다. 그래서 지금은 치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잇몸이라는 사실이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잇몸병은 단순히 입안에서 끝나는 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 입속에는 수백 종의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잇몸에 염증이 생기면 일부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관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평소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이 붓는 사람이라면 잇몸 조직에 미세한 상처가 생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세균이 혈류를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과의 관련성이 많이 연구됐습니다. 잇몸병이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물론 잇몸병이 심장병을 직접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흡연, 당뇨병, 비만 같은 공통 위험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잇몸의 만성 염증이 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은 의학계에서도 상당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치매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잇몸병을 일으키는 특정 세균이 뇌 조직에서 발견됐다는 연구도 있었고, 만성 염증이 뇌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당뇨병과 잇몸병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혈당이 높으면 잇몸 염증이 심해질 수 있고, 반대로 심한 잇몸병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뇨 환자는 치과 검진을 더 자주 받으라는 권고도 있습니다.

50세가 넘으면 더 신경 써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침 분비가 줄고 면역 기능도 조금씩 떨어집니다.

여기에 혈압약이나 여러 약을 복용하면 입이 마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입안이 건조하면 세균이 더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젊을 때보다 잇몸 관리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생각보다 관리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꾸준하게 꼼꼼히 양치하고,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하루 한 번 사용하는 습관만으로도 잇몸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흡연은 잇몸병의 가장 큰 위험요인 중 하나이므로 가능하면 줄이거나 끊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양치할 때 피가 난다고 칫솔질을 멈추는 분들도 있는데, 오히려 잇몸 염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계속된다면 치과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이제 50세가 넘으면 건강검진만큼 중요한 것이 치과 검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압도 재고 콜레스테롤도 관리하면서 정작 입안은 소홀히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결국 오래 건강하게 사는 비결은 거창한 보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매일 5분 투자해서 입안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잇몸 염증을 방치하지 않는 작은 습관이 심장과 혈관, 그리고 전신 건강까지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는 오복"이라는 옛말보다 "잇몸이 건강해야 오래 산다"는 말이 더 맞는 시대가 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