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살면서 겨울을 겪으며 "여기는 정말 춥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겨울이 길어도 햇빛은 풍부한 편이라 태양열 패널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
여기서 태양열 패널 설치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환경을 생각해서 하는 사람이 있고, 세금 혜택이나 전기료 절감을 계산해 보고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가 “너희 집 지을 땐 무조건 태양광 설치해라”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내가 필요하고 여유가 있을 때 선택하는 옵션이다.
그런데 한국 뉴스를 보면 또 씁쓸해진다. 이재명 정부가 신축 아파트에 태양열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한다.
새 정부의 에너지·기후 정책 핵심으로, 신축 공공·민간 건축물에 태양광·재생에너지 설비 의무 설치 방안이 입법 준비 중이며 공공주차장부터 우선 적용되어 11월 28일부터 시행 예정이라는거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예전에 문재인 정부 때 산이며 들이며 온통 태양광 패널로 덮였던 장면이 떠올랐다. 보조금 받아먹고 나무 베고 산사태 나는 거 뉴스로 봤을 때, ‘이게 정말 친환경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던 기억도 있다. 태풍이 불기라도 하면 큰 피해를 입어 복구가 어렵다는 뉴스도 나왔었다.
이민 와서 느낀 건, 미국은 뭔가 정부가 민간의 삶에 끼어드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거다.
에너지 정책도 그래. 물론 여기서도 태양열 장려는 한다. 하지만 그건 ‘권유’지 ‘강제’는 아니다. 설치비가 비싸니 연방정부나 주정부에서 세금공제 혜택을 주는 거지, “아파트 지을 땐 꼭 해야 된다”는 식은 없다. 이건 명백히 자유민주주의 방식이다.
그런데 한국은 왜 자꾸 좌파 정권만 들어서면 이런 식의 ‘전체주의적 환경 정책’을 내미는 걸까?
태양광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효율과 현실성이다. 특히나 고층 아파트처럼 단일 지붕 면적이 한정된 구조에서 태양열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설치비는 분양가에 포함될 텐데, 그건 결국 젊은 세대들에게 짐으로 돌아간다.
지금 한국이 투자해야 할 건, SMR 같은 소형 원자로나 핵융합 에너지처럼 미래 경쟁력이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가 에너지 안보에 목을 매는 이 시기에, 한국은 여전히 산 위에 패널 박는 데 예산 쓰고 있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 미국에서도 신기술 에너지 분야에 투자는 활발하다. 특히 원자력은 다시 ‘탄소 없는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고, 실리콘밸리에서도 소형 원자로 스타트업이 꽤 많다.
요즘 한국 부동산도 힘들다던데, 그 와중에 분양가에 태양열 설치비까지 강제로 얹겠다는 건… 참.
이건 태양열이 아니라 정책의 과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