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기록과 도시에 남겨진 유산 - Atlanta - 1

1996년 여름만 되면 아직도 애틀랜타에 오래 사신 분들은 "그때는 도시 전체가 축제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애틀랜타 사람들에게 1996년 올림픽은 단순히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도시의 운명을 바꾼 사건처럼 기억되는 것 같더라고요.

1996년 애틀랜타에서는 제26회 하계 올림픽이 열렸습니다. 미국 독립 22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했고, 전 세계 197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선수들이 참가한 엄청난 규모의 행사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올림픽 100주년이면 당연히 그리스 아테네가 개최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 끝에 미국 남부의 도시 애틀랜타가 개최권을 따내면서 전 세계가 놀랐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은 정말 볼거리가 넘쳐났습니다. 육상 스타 마이클 존슨은 황금색 스파이크를 신고 200m와 400m를 모두 석권하며 전설을 만들었습니다. TV로 보던 그 장면은 지금 봐도 정말 압도적입니다.

미국 여자 체조 대표팀도 처음으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적인 영웅이 되었고, 무엇보다 파킨슨병과 싸우던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가 떨리는 손으로 성화를 점화하는 장면은 아직도 올림픽 역사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기쁨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올림픽 기간 중 센테니얼 올림픽 파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축제를 즐기던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는 평생 잊기 어려운 비극이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미국의 대형 스포츠 행사와 공항, 경기장의 보안 수준도 크게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올림픽이 애틀랜타에 남긴 것은 훨씬 많았습니다. 지금도 다운타운 중심에 있는 센테니얼 올림픽 파크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음악 공연과 분수 쇼가 열리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많이 찾습니다. 조지아 공과대학교는 당시 선수촌으로 사용됐고, 올림픽 수영장은 지금도 학생들이 이용하는 수영 시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공항 확장과 도로 정비, 호텔 건설도 이 시기에 대대적으로 이루어져 오늘날 국제도시 애틀랜타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금메달 7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하며 종합 10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여자 양궁은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증명했고, 유도와 레슬링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당시 새벽마다 TV 앞에서 응원하셨던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애틀랜타에 사는 한인들에게 1996년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도시가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한인 사회 역시 함께 커졌습니다. 지금 둘루스와 스와니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인타운의 성장도 그 시기의 도시 발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애틀랜타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올림픽의 흔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잠깐 열렸다 사라진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의 모습 자체를 바꿔 놓은 올림픽. 그래서 애틀랜타 사람들은 지금도 1996년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그때 우리 도시가 세계의 중심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