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밤에 거실 불을 다 끄고 소파에 앉았는데,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들이 반짝이고 있더라고요. 티비 아래 케이블 박스, 와이파이 공유기, 커피머신, 휴대폰 충전기까지요.
꼭 별자리처럼 예뻐 보이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저 불빛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기를 먹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 달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앞에 두고 대기전력이라는 걸 제대로 한번 따져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생각보다 적기도 하고, 생각보다 크기도 했어요.
대기전력은 기기를 꺼둔 상태에서도 코드가 꽂혀 있으면 계속 흘러나가는 전기를 말해요. 리모컨 신호를 기다리거나, 시계를 켜두거나, 업데이트를 받으려고 깨어 있는 상태죠.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앨런 마이어 연구원은 평균적인 미국 가정에서 대기전력이 전체 전기 사용량의 5~10% 정도라고 봤어요. 다만 본인도 정의가 통일돼 있지 않고 대규모 실측 자료가 없어서 어디까지나 추정치라고 선을 그었고요.
예전 측정 자료도 하나 찾았는데요. 이 연구소가 북캘리포니아 10가구를 직접 조사했더니 가구당 대기전력이 평균 67와트였고, 집집마다 대기전력을 쓰는 기기가 평균 19개였대요.
67와트면 60와트 전구 하나를 일 년 내내 켜둔 셈이라는 비유가 붙어 있었어요. 그 문장을 읽는데 괜히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물론 그건 2000년 무렵 자료예요. 요즘 가전은 효율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기 하나당 대기전력이 3와트 이하, 많은 제품은 1와트 안팎으로 내려왔다고 해요.
그러니까 충전기 하나 뽑는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아요. 문제는 몇 개의 큰 놈들이에요.
대표적인 게 케이블 박스와 DVR이에요.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2017년에 요즘 DVR 대부분이 안 쓸 때도 15~20와트를 계속 끌어 쓴다고 지적했어요.
이제 우리 동네 요금으로 계산해볼게요. FPL 기준으로 2026년 한 달 1,000kWh를 쓰는 일반 가정의 고지서는 136.64달러로 안내돼 있어요.
계산을 쉽게 하려고 기본요금까지 다 합쳐 kWh당 14센트로 잡았어요. 정확한 단가는 집마다 쓰는 양과 세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니까 대략적인 감만 보시면 돼요.
1와트를 일 년 내내 켜두면 8.76kWh가 돼요. 14센트를 곱하면 1년에 1달러 23센트 정도예요.
충전기 하나가 1와트라면 일 년에 커피 반 잔 값도 안 되는 거죠. 솔직히 이건 좀 허무했어요.
그런데 DVR 하나가 20와트라면 얘기가 달라져요. 1년에 175kWh, 돈으로 치면 24달러 50센트쯤 됩니다.
67와트였던 옛날 조사 수치를 그대로 대입하면 1년에 587kWh, 82달러 정도가 나와요. 플로리다 여름 에어컨 요금에 비하면 작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내는 돈이라는 게 속상한 거죠.
여기서 스마트 플러그가 등장해요. 앱이나 타이머로 콘센트 자체를 끊어주니까, 꺼진 기기의 대기전력을 0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함정이 하나 있어요. 스마트 플러그도 와이파이에 붙어 있으려면 스스로 전기를 써요.
사용자들이 계측기로 재본 자료를 보면 모델에 따라 꺼진 상태에서 0.6와트에서 1.5와트 정도를 쓰는 걸로 나와요. 보통 1와트 안팎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도 제가 본 측정치 중에는 기기를 끈 상태에서 플러그 소비가 계측기에 거의 0으로 찍힌 사례도 있었어요. 모델마다 편차가 크니 리뷰에서 대기 소비 수치를 한 번 확인하고 고르시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1와트짜리 충전기에 스마트 플러그를 꽂으면 아끼는 게 거의 없어요. 오히려 플러그가 더 먹는 경우도 생기고요.
반대로 멀티탭 하나에 티비, 사운드바, 게임기, 케이블 박스를 몰아서 연결하고 그 멀티탭을 스마트 플러그로 끊으면 효과가 확 커져요. 플러그 하나 값의 대기전력으로 여러 기기를 한 번에 재우는 거니까요.
대신 끊으면 안 되는 것들도 있어요. 녹화 예약이 걸린 DVR, 와이파이 공유기, 냉장고는 그냥 두세요.
케이블 박스는 전원을 완전히 끊었다가 켜면 부팅에 시간이 꽤 걸리고, 밤사이 업데이트를 못 받기도 해요. 매일 끊기보다는 여행 갈 때나 쓰는 방에만 쓰는 게 덜 번거로워요.
저는 일단 거실 티비 쪽 멀티탭 하나, 게스트룸 하나에만 달아봤어요. 밤 12시에 꺼지고 아침 7시에 켜지게 해두니 아무 불편이 없더라고요.
정확히 얼마가 줄었는지는 다음 달 고지서를 받아봐야 알 것 같아요. FPL 앱에서 시간대별 사용량을 볼 수 있으니 새벽 시간대 기본 사용량이 얼마나 내려가는지 확인해보시면 재미있어요.
사실 몇십 달러보다 더 좋았던 건 밤에 거실이 진짜 어두워졌다는 거예요. 반짝이던 작은 불빛들이 사라지니 창밖 달빛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나라면 충전기 하나하나 뽑으러 다니는 대신, 기기가 몰려 있는 곳 한두 군데만 골라서 스마트 플러그를 달겠어요. 작게 시작해서 고지서로 확인하는 게 제일 확실하니까요.

피자슬라이스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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