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아는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회사가 내년 H-1B 추첨을 진행할지 말지 아직 결정을 못 했다는 겁니다.
이유는 하나, 그 10만 달러 수수료 때문이었습니다. 인사팀도 법무팀도 다들 눈치만 보고 있다고 하더군요.
뉴스만 보면 헷갈릴 만합니다. 한쪽에서는 연장됐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법원이 막았다고 하니까요. 오늘은 이걸 순서대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출발점은 작년 9월 나온 Proclamation 10973입니다. 새 H-1B 청원에 10만 달러를 내게 한 포고문인데, 원래는 1년짜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9월 18일 대통령이 Proclamation 11069에 서명했습니다. 이걸로 시한이 2027년 9월 21일까지 12개월 더 늘어났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수수료가 1년 더 간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 얘기는 좀 다릅니다.
첫 번째 제동은 매사추세츠 연방지법에서 나왔습니다. 올해 6월 8일, 법원은 이 수수료를 집행하는 정부 정책이 위법하다고 보고 무효화했습니다.
정부는 곧바로 항소했고 집행정지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7월 24일 제1순회 항소법원이 그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9월 30일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입니다. 이 결정은 원래 포고문뿐 아니라 이번 연장분까지 범위에 넣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법원은 정부가 notice and comment, 즉 정식 규칙 제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이 정책으로 돈을 걷을 수 없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수료를 실제로 걷지 않는 상태입니다.
여러 이민 로펌 업데이트도 이 점에서는 같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법원이 막은 건 정부 기관의 집행 정책이지, 포고문 자체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 서류상 포고문은 2027년까지 살아 있습니다. 다만 그걸 실행할 도구가 법원에서 묶여 있는 겁니다.
그리고 소송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항소 결과에 따라 징수가 다시 시작될 수 있고, USCIS도 법원 명령이 풀리면 걷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DHS는 8월에 별도의 규정안을 내놨는데, 추첨 대상 H-1B 청원 한 건당 103,265달러를 받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규정안은 포고문과 다른 트랙입니다. 그래서 이번 법원 판결들이 이 제안까지 막은 건 아닙니다.
의견 수렴 기간은 9월 24일에 끝났고, 아직 최종 규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제 시행될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법원이 절차를 지키라고 하자 이번엔 정식 절차로 비슷한 금액을 다시 밀어붙이는 모양새거든요.
대학이나 비영리 연구기관처럼 cap-exempt 고용주는 이 규정안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미 cap에 한 번 잡힌 사람의 연장이나 변경 청원도 제외 대상입니다.
그럼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고용주 입장부터 보겠습니다.
첫째, 내년 3월 추첨 일정을 수수료 소식 때문에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 기준으로는 10만 달러를 걷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출발점입니다.
둘째, 계약서나 오퍼레터에 수수료 부담 주체를 분명히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상황이 바뀌었을 때 누가 낼지 미리 정해 두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셋째, 해외에 있는 후보라면 미국 안에 있는 사람보다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포고문이 원래 입국 제한 형태로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근로자 쪽입니다. 이미 H-1B를 갖고 미국에서 일하는 분이라면 연장이나 회사 이동이 cap 재적용 대상이 아닌지 먼저 확인하세요.
F-1 학생이라면 OPT와 STEM OPT 기간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워 두는 게 현실적입니다. 시간을 버는 게 곧 전략입니다.
졸업 시점과 추첨 시점을 달력에 같이 적어 보면 감이 옵니다.
cap-exempt 기관 취업도 진지하게 볼 만한 옵션입니다. 대학병원이나 연구소 쪽 포지션이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O-1이나 영주권 직행 같은 다른 경로도 함께 따져 보세요. 다만 각자 자격 요건이 크게 다르니 혼자 판단하지 말고 이민 변호사와 꼭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제 생각을 조금 보태자면, 고숙련 인력 제도를 손보는 것 자체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방식이 큰 회사만 버틸 수 있는 금액이라는 점입니다.
작은 회사나 스타트업은 이 금액 앞에서 그냥 포기하게 됩니다. 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방향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포고문은 2027년까지 연장됐고, 법원은 집행을 막았고, 별도의 규정안은 아직 대기 중입니다.
나라면 지금은 원래 계획대로 준비하되, 항소 결과와 DHS 최종 규정 발표 두 가지만큼은 매주 체크하겠습니다. 상황이 바뀌는 속도가 정말 빠르니까요.

Just큐리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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