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애미에서 오래 살다 보면 느끼는 게 하나 있습니다. 이 도시가 누구에게나 좋은 곳은 아니라는 겁니다.
잘 맞는 사람은 정말 신나게 살고, 안 맞는 사람은 몇 년 못 버티고 다른 도시를 알아보게 됩니다.
우선 운전하는 데 거부감이 없어야 합니다.
마이애미에도 대중교통이 있지만 한국처럼 지하철과 버스만 가지고 웬만한 곳을 다 다니겠다고 생각하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장을 보러 가든 아이를 데려다주든 자동차가 있는 게 훨씬 편합니다.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도 만만치 않아서 운전 자체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스트레스가 꽤 쌓입니다.
날씨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확실합니다.
겨울은 정말 좋습니다. 한국에서 1월에 패딩 입고 다닐 때 마이애미에서는 반팔 입고 야외에서 밥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추위를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마이애미에 살 이유가 충분하다고 할 정도입니다.
대신 여름은 각오해야 합니다. 6월부터 9월까지 덥고 습합니다. 문 열고 밖에 나가면 안경부터 뿌옇게 되는 날도 있고, 잠깐 걸었는데 등에 땀이 차는 날도 흔합니다. 한국의 장마철 더위를 몇 달 동안 길게 경험한다고 생각하면 비슷합니다. 에어컨 없는 생활은 사실상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라틴 문화에 얼마나 편하게 적응하느냐도 중요합니다.
마이애미에 처음 가보면 미국인데 미국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식당이나 마트에 가면 영어보다 스페인어가 먼저 들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쿠바 음식점도 많고 음악이나 사람들의 분위기도 LA나 뉴욕과 상당히 다릅니다.
이걸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마이애미 생활이 훨씬 즐겁습니다. 반대로 미국에 왔는데 왜 영어보다 스페인어가 이렇게 많이 들리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직업도 중요합니다. 금융, 무역, 의료, 부동산처럼 마이애미에서 수요가 있는 분야에 종사하거나 리모트로 일할 수 있다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특히 플로리다는 개인 주 소득세가 없기 때문에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 차이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인 생활권이 꼭 필요한 분이라면 조금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국 식당, 마트, 병원, 교회가 몰려 있고 웬만한 일을 한국말로 해결할 수 있는 LA 한인타운이나 뉴저지 같은 환경을 기대하면 마이애미는 확실히 다릅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와 선택지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허리케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평소에는 바다도 예쁘고 야자수도 멋있지만 허리케인 시즌이 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기예보를 계속 확인해야 하고 집과 자동차를 대비해야 합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보험료 문제도 현실적으로 따라옵니다.
사계절을 좋아하는 분에게도 조금 심심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단풍 보고, 겨울에는 눈 한번 보고, 봄이 오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이애미는 계절 변화가 약합니다. 12월인데 야자수가 흔들리고 있으니 처음에는 좋다가 몇 년 지나면 한국의 가을이 그립다는 분도 있습니다.
결국 마이애미는 따뜻한 날씨가 좋고, 운전에 익숙하고, 여러 문화가 섞여 있는 환경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리모트로 일하거나 소득이 괜찮다면 더 좋고요.
반대로 대중교통이 꼭 필요하고, 한국적인 생활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위와 습도에 약하고, 허리케인 걱정까지 싫다면 굳이 마이애미를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마이애미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도시라기보다 자기하고 궁합이 맞으면 아주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도시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urbanvibemaker1973
젤리소방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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