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시카고에 가면 가장 당황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동네 이름입니다. 관광객들은 다운타운만 보고 "여기가 시카고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살아보거나 오래 머물다 보면 링컨 파크, 레이크뷰, 위커 파크, 올드 타운, 하이드 파크, 로건 스퀘어, 링컨 스퀘어처럼 이름이 끝도 없이 나옵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안에 또 수십 개의 동네가 각각 다른 분위기를 가진 것과 비슷합니다.
시카고는 공식적으로 77개의 커뮤니티 에어리어(Community Area)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구분은 1920년대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이 도시를 분석하기 위해 만든 체계인데, 지금도 행정과 통계에서 그대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나는 43번 커뮤니티에 살아"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레이크뷰에 산다", "링컨 파크에 산다", "하이드 파크에 산다"처럼 동네 이름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레이크뷰 안에는 리글리빌과 보이스타운 같은 세부 지역이 있고, 링컨 파크는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가족들이 많이 사는 인기 주거지역입니다. 하이드 파크는 시카고대학교가 있어 교수와 연구원, 학생들이 많고 분위기가 상당히 학구적입니다. 반면 위커 파크는 카페와 갤러리, 개성 있는 상점들이 많아 예술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행정적으로는 시카고가 다시 50개의 워드(Ward)로 나뉩니다. 각 워드마다 시의원인 알더맨(Alderman)이 한 명씩 선출됩니다. 도로 보수, 가로등, 공원 개선, 각종 생활 민원은 담당 알더맨 사무실을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생각보다 알더맨 사무실 도움을 받을 일이 꽤 있습니다.
또 하나 알아두면 좋은 것이 311 서비스입니다. 한국의 국민신문고나 생활민원 신고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길이 파손됐거나 불법 쓰레기 투기, 신호등 고장 같은 문제를 발견하면 311에 신고하면 담당 부서로 연결됩니다.
시카고는 쿡 카운티(Cook County)에 속해 있습니다. 재산세나 법원, 공공병원 같은 일부 행정은 시카고시가 아니라 쿡 카운티에서 담당합니다.
특히 재산세가 높기로 유명한 지역이라 집을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카운티 세금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시카고에 온 한국 사람들은 "지하철이 왜 다리 위로 달리지?" 하고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카고 지하철은 이름은 지하철이지만 실제로는 고가철도 구간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지하철보다 "L(엘)"이라고 부릅니다. Elevated Railway의 약자입니다.
가장 중요한 노선은 루프(Loop)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순환 구간입니다. 다운타운 중심부를 네모 형태로 한 바퀴 도는 철길인데, 거의 모든 주요 노선이 이곳을 지나갑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 2호선이 도심을 감싸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관광객도 대부분 이 루프를 이용하게 됩니다.
CTA가 운영하는 버스 노선도 매우 촘촘합니다. 시카고는 바둑판처럼 도로가 정리되어 있어 버스 노선도 직선으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하철이 가지 않는 지역도 버스를 타면 대부분 이동이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노선이 복잡해 보여도 구글맵이나 CTA 앱만 있으면 생각보다 이용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공항 이동도 편리합니다. 오헤어 국제공항은 블루라인으로 다운타운까지 약 45분 정도면 갈 수 있고, 미드웨이공항은 오렌지라인을 이용하면 환승 없이 도심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미국 대도시 가운데 공항철도가 가장 잘 갖춰진 도시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늦은 밤 일부 노선은 배차 간격이 길어지고, 일부 지역은 치안 문제 때문에 현지인들도 밤늦게 혼자 다니는 것을 조심합니다. 특히 처음 시카고를 방문했다면 관광객이 많이 다니는 루프, 매그니피센트 마일, 링컨 파크, 레이크뷰 정도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제가 처음 시카고에 갔을 때도 동네 이름이 너무 많아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정말 헷갈렸습니다. 그런데 며칠만 다녀보니 감이 오더군요. 루프가 서울의 종로나 시청 같은 중심부라면, 그 주변으로 각자의 개성을 가진 동네들이 퍼져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시카고를 제대로 즐기려면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고 끝내지 말고, 하루 정도는 레이크뷰나 링컨 파크, 위커 파크 같은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때부터 비로소 "아, 사람들이 왜 시카고를 미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하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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