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 행정구역 9개 지역구를 소개합니다. - Honolulu - 1

하와이에 살면서 저는 호놀룰루가 그냥 하나의 도시인 줄만 알았어요. 와이키키는 와이키키대로, 카폴레이는 카폴레이대로 각각 시청이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어? 이게 아니네?"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오아후 섬 전체가 '호놀룰루 시티 앤드 카운티(City and County of Honolulu)'라는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운영되고 있더라고요.

쉽게 말해서 와이키키에 살든, 카폴레이에 살든, 노스쇼어에 살든, 모두 같은 호놀룰루 시청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거예요. 미국에서도 이런 구조는 흔하지 않다고 하니 더 신기했습니다.

본토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잖아요. 텍사스만 봐도 휴스턴은 휴스턴대로, 댈러스는 댈러스대로, 샌안토니오는 또 따로 시청이 있잖아요. 그런데 하와이는 섬 하나가 통째로 하나의 도시처럼 운영되는 셈이니 처음 알았을 때는 "와, 이런 곳도 있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행정체계는 1907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오아후 섬이라는 자연적인 경계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여러 개의 시정부를 두기보다 하나로 운영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던 거죠. 지금도 오아후 섬에 사는 약 100만 명의 주민들이 모두 같은 시정부의 행정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게 꽤 합리적인 것 같기도 해요. 섬이 크다고는 하지만 육지처럼 도시가 끝없이 이어지는 곳은 아니니까요. 도로 관리도 하고, 공원도 관리하고, 쓰레기 수거도 하고, 버스인 더버스(TheBus)도 운영하고, 건축 허가 같은 행정도 모두 호놀룰루 시청에서 담당합니다.

그렇다고 시장 한 사람이 모든 일을 결정하는 건 아니고요. 주민들을 대표하는 호놀룰루 시의회도 따로 있습니다. 오아후 섬을 9개의 지역구로 나누고, 각 지역에서 시의원을 한 명씩 선출해 모두 9명의 시의원이 활동하고 있어요. 카할라, 다이아몬드헤드, 마노아, 마키키, 다운타운, 차이나타운, 카폴레이, 노스쇼어처럼 지역마다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한인분들이 많이 사시는 케아우모쿠와 알라모아나 주변도 해당 지역 시의원들이 활동하는 곳입니다. 평소에는 정치가 멀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도로 공사, 공원 정비, 버스 노선, 주차 문제, 노숙인 정책처럼 우리 생활과 가까운 일들은 대부분 시의회에서 논의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또 하나 재미있게 본 건 주민 참여였습니다. 호놀룰루 시의회는 회의를 공개해서 열고, 주민들이 공청회에 참석하거나 의견서를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부분이 참 활발한 것 같아요. 실제로 지역 개발이나 교통 문제를 놓고 주민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여기에 하와이주 전체를 운영하는 하와이 주의회도 따로 있습니다. 교육이나 세금, 관광 같은 큰 정책은 주의회에서 다루고, 그 위에는 또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을 뽑는 선거도 있으니 미국 정치가 여러 단계로 운영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하와이에 가면 바다만 보고, 맛집만 찾아다녔는데 요즘은 이런 도시 운영 방식도 괜히 궁금해집니다. 알고 나서 다시 와이키키를 걸어보니 그냥 관광지가 아니라 약 100만 명이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거대한 도시라는 게 실감났어요.

하와이는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행정 구조까지 이렇게 독특하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여행을 갈 때 그 지역의 이런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두면 구경하는 재미도 훨씬 커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