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지역 303·720·983 헷갈리는 지역번호 이야기  - Denver - 1

덴버에 오래 살아온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 meme 보고 피식 웃게 될겁니다 ㅎㅎ.

위 사진을 보면 곰돌이 푸가 정장을 입고 여유롭게 웃고 있는 첫 번째 칸에는 '303 area code'가 적혀 있습니다.

두 번째 칸에서는 평범한 표정으로 '720 area code'를 바라보고 있고, 마지막 칸에서는 이를 악물고 억지 미소를 짓는 표정과 함께 '983 area code'가 등장합니다.

이 밈의 핵심은 "지역 번호가 새로 생길수록 덴버 사람들이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풍자한 것입니다.

덴버를 오래 산 사람들에게 303은 단순한 전화번호가 아닙니다.

무려 1947년부터 사용된 콜로라도 최초의 지역번호이자 '진짜 덴버 사람'이라는 상징처럼 여겨지는 번호입니다.

예전에는 콜로라도 전체가 303 하나만 사용했기 때문에 오래된 가정집, 전통 있는 사업체, 오랜 거주자들은 아직도 303 번호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덴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휴대전화, 팩스, 인터넷 회선까지 늘어나면서 전화번호가 부족해졌고, 결국 1998년 720이 추가되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303과 720은 같은 덴버 지역을 사용하는 오버레이(Overlay) 방식입니다.

즉, 주소도 같고 옆집인데 누구는 303, 누구는 720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처음 덴버에 오면 정말 헷갈립니다.

"303 번호가 진짜 덴버 번호인가?"

"720이면 외곽인가?"

"720은 스팸 전화가 많은 번호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전부 아닙니다. 두 번호 모두 같은 덴버 메트로 지역 번호입니다. 단지 발급 시기가 다를 뿐입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건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303 번호를 가지고 있으면 "오래 살았나 보다", "지역 토박이인가?"라는 농담을 듣기도 합니다.

반대로 720 번호는 "최근에 개통했네" 정도의 느낌을 줄 뿐 실제 차별은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또 바뀌었습니다.

2022년부터는 983 지역번호까지 추가됐습니다. 덴버 메트로의 전화번호가 또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진 마지막 칸처럼 이를 악물고 웃는 푸의 표정이 나오는 것입니다.

"720도 겨우 익숙해졌는데 이제 983까지?"

실제로 신규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983 번호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처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번호 어디지?", "콜로라도 맞나?" 하고 검색부터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콜로라도의 다른 지역번호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719는 콜로라도스프링스와 푸에블로 등 남동부 지역에서 사용되고, 970은 포트콜린스, 그랜드정션, 두랑고, 스팀보트스프링스 등 덴버 메트로 외곽 대부분의 지역을 담당합니다.

반면 303·720·983은 모두 덴버와 오로라, 레이크우드, 아르바다, 웨스트민스터, 손턴, 리틀턴, 볼더 등 동일한 메트로권을 함께 사용합니다.

오래된 303은 왠지 클래식한 느낌, 720은 이제 익숙한 신세대 번호, 그리고 막 등장한 983은 아직도 어색한 신입 번호.

덴버 사람들이 보면 피식 웃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