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에서 살면서 궁금했던 게 "도대체 뉴욕에서 가장 큰 호텔은 어디일까?"라는 생각이었어요.
워낙 초고층 빌딩이 많다 보니 밖에서 봐서는 어느 건물이 호텔인지, 오피스인지 구분도 잘 안 되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뉴욕을 대표하는 초대형 호텔 가운데 하나는 바로 뉴욕 힐튼 미드타운(New York Hilton Midtown)이었습니다. 맨해튼 6번 애비뉴에 자리한 이 호텔은 객실이 1,900개가 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합니다. 처음 로비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기는 호텔이라기보다 공항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체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 여행객, 비즈니스 고객들이 끊임없이 오가는데도 이상하게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1963년에 문을 연 이 호텔은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호텔이라고 해서 낡은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내부는 꾸준히 리노베이션을 거쳐 생각보다 현대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위치가 정말 좋습니다. 록펠러 센터까지 몇 분이면 걸어갈 수 있고, 현대미술관(MoMA), 센트럴파크 남쪽, 5번가 쇼핑거리도 모두 도보권입니다. 지하철 노선도 다양해서 뉴욕 어디를 가든 이동이 편리하더라고요.
객실 수도 놀랍지만 시설도 거의 작은 도시 수준입니다. 수천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볼룸과 컨벤션 공간이 있어 국제회의와 기업 행사, 각종 전시회가 자주 열립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정장을 입은 비즈니스 고객이 많고, 주말에는 관광객 비중이 훨씬 높아지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또 다른 초대형 호텔들이 나타납니다. 쉐라톤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뉴욕 메리어트 마르키스도 객실이 1,900개 안팎인 대형 호텔입니다. 특히 메리어트 마르키스는 타임스스퀘어 한복판에 있어서 창문 밖으로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전광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내
부에는 뉴욕에서 유명한 회전 레스토랑(The View)이 있어 전망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물가 비싼 뉴욕이라지만 이젠 숙박요금이 무지 무지 비싸요.
일반적인 시기에도 1박에 300~500달러 정도는 생각해야 하고, 성수기나 연말에는 600~800달러를 넘기는 경우도 흔합니다.
UN 총회가 열리는 9월, 뉴욕 마라톤이 있는 11월,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는 평소보다 훨씬 비싸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뉴욕 여행을 계획한다면 최소 2~3주, 인기 시즌이라면 한두 달 전 예약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재미있는 건 뉴욕을 자주 찾는 한인들 중에는 맨해튼 대신 다른 지역을 선택하는 분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퀸스 플러싱은 한식당과 한국 마트가 몰려 있어 식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의 호텔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뉴저지 포트리나 해켄색 역시 좋은 대안입니다. 조지워싱턴 브리지를 건너면 맨해튼까지 금방 이동할 수 있는데 숙박비는 맨해튼보다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여러 호텔을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규모였습니다. 호텔 하나에 객실이 2천 개 가까이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그런 초대형 호텔들이 몇 블록 안에 모여 있다는 점은 더욱 신기했습니다.
아침에는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이 관광을 떠나고, 낮에는 국제회의가 열리고, 저녁에는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려는 사람들이 다시 호텔로 모여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세계의 수도'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욕 호텔은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만나고,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여행의 추억이 시작되는 또 하나의 작은 도시였습니다. 다음에 뉴욕을 방문하게 된다면 한 번쯤은 이런 초대형 호텔 로비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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