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에 처음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말을 합니다.
"알고는 있었는데 여기 와서 이것저것 사다보면 물가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
커피 한 잔, 햄버거 하나, 우유 한 통까지 계산할 때마다 본토와는 확실히 다른 가격표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합니다. 이게 관광객이 많아서 비싼 걸까요, 아니면 원래 섬이라서 그런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하와이 물가의 가장 큰 원인은 관광이 아니라 섬이라는 지리적 구조입니다.
관광산업이 일부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비싼 이유는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바다를 건너 들여와야 하는 공급 구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하와이는 미국에서 생활비가 가장 높은 주로 꼽힙니다. 최근 생활비 지수를 보면 전국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하와이는 약 180~185 수준으로 조사됩니다. 미국 평균보다 생활비가 약 80% 이상 높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로컬들이 매달 내는 렌트비와 식료품이 전체 생활비를 크게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식료품 가격도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각종 조사에서는 하와이의 식료품 가격이 미국 평균보다 약 30~50%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우유 1갤런이 6~8달러에 판매되는 경우도 흔합니다.미국 본토에서는 같은 제품을 4달러 안팎에 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체감 차이가 상당합니다. 텍사스 가니까 1갤런 3불 80전인거 보고 현타가 오더군요.
그리고 실제 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호놀룰루 지역의 식품 물가지수는 2025년 1월 기준 전년 대비 4.3% 상승했고, 같은 해 5월에는 식품 가격이 전년 대비 5.3% 오르며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왜 이렇게 비쌀까요? 가장 큰 이유는 물류입니다. 하와이에서 소비되는 식품의 대부분은 미국 본토에서 배나 항공편으로 운송됩니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존스법(Jones Act)이란게 있어서 미국 항구와 미국 항구 사이를 오가는 화물은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선적이며, 미국인이 소유·운항·승선한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런 카트텔(?) 제도의 영향까지 더해져 일부 품목의 운송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광객은 아무 영향이 없을까요?
영향은 있습니다. 다만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간접적인 영향이 더 큽니다.
예를 들어 와이키키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은 상가 임대료 자체가 매우 높습니다. 식당이나 편의점은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므로 판매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벼르다가 한번 놀러온 관광객은 비싸도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도 않습니다.
또 하나는 상권 변화입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일수록 저렴한 동네 식당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레스토랑이나 프리미엄 매장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래된 로컬 식당이 문을 닫고 새로운 관광 상권으로 바뀌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선택지가 점점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와이에 오래 사는 사람들은 관광객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장을 봅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코스트코입니다. 하와이에서는 코스트코가 단순한 창고형 마트가 아니라 생활비를 절약하는 핵심 쇼핑 장소로 여겨집니다. 대용량 식료품은 물론 육류와 생필품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현지 주민들은 파머스 마켓도 자주 이용합니다. 특히 하와이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은 수입 농산물보다 신선하면서 가격도 더 저렴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코스트코 역시 'GROWN IN HAWAII' 표시를 통해 현지 농산물을 적극 판매하고 있으며, 로컬 농산물이 더 신선하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아후처럼 한인마트가 있는 지역에서는 한국 식재료를 의외로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와이키키 중심가보다 몇 분만 벗어나도 가격 차이가 꽤 크게 나는 이유입니다.
하와이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비싼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생활비는 달라진다."
정말 그렇습니다. 같은 우유와 같은 과일도 관광지 편의점에서 사느냐, 코스트코에서 사느냐, 로컬 마켓에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집니다.
결국 하와이 물가는 관광객 때문에 비싸진 것이 아니라, 섬이라는 태생적인 구조 때문에 원래 높은 곳입니다.
여기에 관광산업이 일부 지역의 임대료와 상권을 프리미엄화하면서 주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를 조금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와이에 산다면 "얼마나 버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소비하느냐"입니다.
쇼핑 습관 하나만 바꿔도 매달 생활비 차이가 적지 않게 벌어지니까요.


민트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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