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후(Oʻahu)에 산다는 건... 아무래서 섬에서 사는거다 보니 묘한 기분이 들게 되는것 같아요

하와이의 심장, 호놀룰루가 있는 섬이자 하와이 인구의 3분의 2가 모여 사는 가장 '도시적인' 섬이지만, 동시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고립된 공간이기도 하죠. 하늘은 늘 푸르고, 바람은 따뜻하고, 어디를 가든 바다가 보이지만, 그만큼 이 섬은 분명히 경계가 있는 세상입니다.

오아후에서 산다는 건, 말하자면 '아름답게 막혀 있는 세상 속에 산다'는 뜻입니다.

처음엔 이곳이 그저 낙원처럼 보입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면 야자수가 흔들리고,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려옵니다. 차를 몰고 조금만 가면 푸른 해안도로가 나오고, 주말이면 와이키키(Waikiki) 해변이나 카일루아(Kailua)로 나가 맨발로 모래를 밟을 수 있죠. 1년 내내 따뜻한 날씨 덕분에 두꺼운 옷을 꺼낼 일도 거의 없습니다.

오아후는 생각보다 작아서 자동차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두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북쪽 끝 노스쇼어(North Shore)에서 남쪽 와이키키까지는 1시간 남짓, 동쪽 와이마날로(Waimanalo)에서 서쪽 와이아나에(Waiʻanae)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섬 중앙에는 구릉과 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직선 도로가 없고, 결국 어디를 가든 빙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아후 사람들은 늘 '섬 안의 길'에 갇혀 삽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차를 몰고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도, 갈 수 있는 곳이 결국 바다까지입니다. 달리다 보면 바다가 나오고, 그 바다는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오아후는 아름답지만 답답한 곳이기도 합니다. 호놀룰루 도심은 마치 미니어처 도시처럼 작고 아기자기합니다. 스카이라인이 예쁘게 이어져 있고, 대형 쇼핑몰과 오피스 빌딩이 늘어서 있지만, 고개를 들면 언제나 산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바다와 산 사이의 좁은 평지에 모든 게 다 들어차 있다 보니 아파트 한 채 짓기도 어렵고 땅값은 천정부지로 오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며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와 떠나고 싶은 이유를 동시에 느낍니다.

이 섬의 도로 사정도 그 경계를 실감하게 만듭니다. 오아후의 메인 도로는 H1, H2, H3 고속도로 세 개뿐인데, 섬을 완전히 관통하지는 못합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호놀룰루 교통 체증은 악명 높습니다. 바다 옆 낙원 같은 곳에서도, 매일 아침 도로 위에선 수천 대의 차량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오아후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섬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기에, 이곳 사람들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공동체 의식이 강합니다.

가족, 친구, 이웃이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마켓에 가도 점원이 "How are you, my friend?" 하고 웃으며 인사하고 커피숍에서도 낯선 사람끼리 대화를 나누는 일이 흔합니다.

오아후에 산다는 건 늘 자연과 맞닿아 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출근길 옆에는 늘 바다가 있고 점심시간에 잠깐 걸어나가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뺨을 스칩니다. 주말이면 사람들은 카약을 타거나 하이킹을 나가고,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노는 법을 배웁니다.

결국 오아후에 산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타리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어디를 봐도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습니다. 자유롭지만 닿을 수 없는 바다, 가까이 있지만 건널 수 없는 거리. 그러나 그 막혀 있는 경계 속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진짜 자유를 배웁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 바다에 둘러싸인 이 작고 큰 세상이 주는 평화가 그것을 가르쳐 줍니다. 오아후는 그렇게, 세상과 단절된 듯하면서도 세상보다 더 넓은 마음을 품은 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