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건타운에 처음 왔을 때는 솔직히 자연이 이렇게 가까운 도시일 줄은 몰랐다.
대학 도시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캠퍼스와 학생들만 떠올렸는데, 조금만 차를 몰고 나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바쁜 일상에 지칠 때마다 숨을 고르러 가는 곳이 하나둘 생겼고, 그중 가장 먼저 마음을 빼앗긴 곳이 바로 Coopers Rock State Forest였다.
처음 전망대에 올라섰을 때 아직도 그 장면이 기억난다. 끝없이 이어지는 숲과 협곡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이런 곳이 모건타운 바로 옆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차로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도 도시의 소음은 사라지고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 들린다. 그 순간만큼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보다 그냥 한참을 멍하니 풍경만 바라보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1만 2천 에이커가 넘는 넓은 숲에 50마일 이상의 트레일이 이어지고, 암벽 등반 구역과 협곡 전망대까지 갖춘 웨스트버지니아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다. 봄에는 연둣빛 숲이 싱그럽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준다. 가을이 되면 산 전체가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드는데, 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운전해서 이곳을 찾는지 그제야 이해가 된다. 겨울에는 눈 덮인 숲길을 따라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걸을수록 이곳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는 느낌도 든다. 숲 곳곳에 남아 있는 피크닉 쉼터와 석조 구조물 대부분은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까지 미국 시민보존단(CCC)이 만든 것들이다. 오래된 밤나무 건물들은 지금도 자연 속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고, 미국 국가 역사 유적지에도 등록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운동하러 가는 곳이라기보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만나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숲 안에 있는 Coopers Rock Lake도 참 좋다. 계절마다 송어가 방류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가을이면 사진가들이 삼각대를 들고 아침부터 자리를 잡는다. 햇살이 숲 사이로 비칠 때 호수 위에 번지는 풍경은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을 정도다.
조금 더 둘러보면 Chestnut Ridge Park도 빼놓을 수 없다. Coopers Rock과 이어지는 이 일대는 모두 합치면 1만 6천 에이커가 넘는 거대한 자연 공간이 된다. 하이킹은 물론 캠핑, 새 관찰, 낚시, 겨울 스키까지 사계절 내내 즐길 거리가 많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텐트를 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까지 느긋해진다.
도심에도 자연은 가까이 있다. WVU Core Arboretum은 출입료 없이 누구나 산책할 수 있는 숲으로, 80종이 넘는 나무와 다양한 식물들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길도 어렵지 않아 아침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하기 좋다. Mylan Park는 운동시설과 녹지가 함께 있는 복합 공간이고, WV Botanic Garden과 Mason-Dixon Park 역시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신기한 건 모건타운에서는 자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출근 전에 잠깐 숲길을 걷고, 주말에는 차를 조금만 몰아 협곡 전망대에서 도시를 잊는다. 그렇게 자연이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처음에는 "조용한 대학 도시" 정도로만 생각했던 모건타운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화려한 관광지는 없어도 마음을 쉬게 해주는 숲이 가까이 있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장소가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오래 살수록 더 깊이 알게 되는 도시라는 말이 딱 맞는다. 모건타운의 가장 큰 매력은 건물이나 번화가가 아니라, 언제든 차를 세우고 숲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그 여유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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