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어빙에 왔을 때는 이 도시가 이렇게 공원이 많은 줄 정말 몰랐어요.
솔직히 Irving 하면 DFW 공항 가깝고 Las Colinas에 회사 많고, 고속도로 쌩쌩 지나가는 비즈니스 도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면서 여기저기 다녀보니 "어머, 여기도 공원이 있네?" 싶은 곳이 참 많더라고요.
어빙에는 크고 작은 공원이 90개가 넘고, 시에서 관리하는 공원과 녹지 면적도 2,000에이커가 넘는다고 해요. 이 정도면 그냥 동네에 놀이터 몇 개 있는 수준은 아니죠.
제일 먼저 한번 가볼 만한 곳은 Campion Trails예요. Trinity River의 Elm Fork와 West Fork 주변으로 이어지는 어빙의 대표적인 그린벨트 트레일입니다. 길게 연결해서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고 대부분 포장되어 있어서 운동하기가 편해요.
저는 흙길도 좋아하지만 비 한번 오고 나면 운동화가 엉망이 되는 게 싫거든요. 여기는 그런 부담이 적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많고 유모차 끌고 나온 가족,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어요. "오늘 운동하기 싫다" 싶은 날에도 일단 나와서 30분만 걸으면 기분이 좀 달라집니다.
Las Colinas 쪽이라면 Thomas Jefferson Park도 괜찮아요. 약 27에이커 규모로 연못 주변을 천천히 걸을 수 있는 트레일이 있습니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좋아요. 물 보면서 한 바퀴 걷고 벤치에 잠깐 앉아 있으면 머리가 좀 조용해집니다. Mahatma Gandhi Memorial도 이곳에 있어서 산책하면서 한번 둘러볼 만해요.
조금 더 운동다운 운동을 하고 싶으면 Victoria Park도 있습니다. 약 22에이커 규모에 연못과 산책로가 있고 디스크 골프, 배구 같은 활동도 할 수 있어요. 저녁에는 조명이 있는 구간도 있어서 텍사스의 뜨거운 한낮을 피해서 움직이기 좋습니다.
강아지 키우는 집이라면 Irving Dog Park도 알아두면 편해요. 대형견과 소형견 공간이 구분되어 있어서 작은 강아지 데리고 갔다가 큰 개들 사이에서 조마조마할 일이 덜합니다. 텍사스에서는 여름에 그늘과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아시잖아요. 강아지도 마찬가지예요.
Centennial Park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어빙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곳이라 단순히 운동만 하는 공원이라기보다 도시의 역사를 같이 볼 수 있어요. Delaware Creek 주변을 걸으면서 어빙의 역사를 기록해 놓은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살다 보니 공원이 많다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생활에는 꽤 큰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저녁 먹고 산책할 곳이 있고, 주말 아침에 자전거를 탈 곳이 있고, 답답하면 물가에 앉아 있을 곳이 있다는 거잖아요.
공항과 회사만 많은 도시인 줄 알았던 어빙인데, 알고 보니 운동화 하나 신고 나가서 바람 쐴 곳도 참 많은 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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