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워크 하면 다들 청계천보다는 큰 물길 옆에있는 레스토랑이랑 보트 투어부터 떠올리잖아요.
근데 역사를 좀 파보니까 이 산책로의 출발점은 낭만이 아니라 홍수였거든요.
1921년 9월, 샌안토니오 강이 범람하면서 다운타운이 물에 잠겼어요.
강 주변에서만 51명이 숨지고 23명이 실종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경고는 그 전에 있었어요. 1920년에 엔지니어링 회사가 조사를 하고 큰 홍수는 반드시 다시 온다고 결론을 냈거든요.
그리고 바로 다음 해에 그 예측이 맞아버린 거죠.
이후 시는 본격적인 홍수 대책에 들어갑니다. 상류에 올모스 댐을 지었고, 1927년에 완공됐어요.
다운타운에서 크게 휘어 도는 강 구간에는 물을 곧장 빼내는 우회 수로를 팠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물이 우회로로 빠지면 원래의 굽은 강줄기는 쓸모없는 땅처럼 보이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구간을 아예 공사해서 지하시설로 덮어버리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어요.
지금 생각하면 오늘날의 리버워크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때 등장한 사람이 젊은 건축가 로버트 휴그먼(Robert Hugman)이에요.
1929년, 20대 후반이던 그는 강을 덮지 말고 강변에 상점과 산책로를 만들자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1930년대 후반 대공황 타개대책으로 정부돈을 인프라에 쏟아붇는 WPA의 돈이 들어오면서 1939년에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ASCE 자료에 따르면 WPA 지원금은 35만 5천 달러였고, 1천 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됐어요.
산책로와 계단, 다리가 이때 하나씩 생겨났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대박이 난 것도 아니었어요. 강가 첫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카사 리오가 문을 연 게 1946년이니까요.같은 해 큰 홍수가 다시 다운타운을 위협했는데요. 이번엔 올모스 댐과 우회 수로 덕분에 피해가 크게 줄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홍수 대책이 제 역할을 처음 증명한 순간이었죠.
진짜 전환점은 1968년 세계박람회 HemisFair '68이었어요. 박람회장 쪽으로 물길이 연장됐고, 강변 호텔도 이 무렵부터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재밌는 건 홍수 대책이 그 뒤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에요. 지금 관광객 발밑에는 길이 약 3마일짜리 지하 터널이 숨어 있습니다.
San Antonio River Authority에 따르면 이 터널은 지름이 24피트 정도이고 큰비가 오면 다운타운 강물을 땅속으로 받아 하류로 흘려보내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해인 1998년 대홍수 때 이 터널이 다운타운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2009년에는 북쪽으로 뮤지엄 리치가, 이후 남쪽으로는 미션 리치가 열리면서 산책로가 훨씬 길어졌어요.
이 확장 구간도 홍수 관리와 생태 복원을 같이 노린 사업이었습니다.
ASCE는 리버워크가 지역 경제에 매년 20억 달러 이상을 가져다준다고 소개해요. 1921년의 비극을 생각하면 정말 극적인 반전이죠.
제가 이 이야기에서 제일 꽂힌 건 공공 인프라를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홍수를 막는 수로를 그냥 콘크리트로 덮을 수도 있었는데 사람이 걷고 머무는 공간으로 바꿨잖아요.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게 대공황 시기의 연방 공공사업이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일자리를 만들면서 도시의 미래 자산까지 남긴 거니까요.
다음에 리버워크에서 보트를 타게 된다면 한 번쯤 떠올려 보셨으면 해요.
이 예쁜 물길이 사실은 SA를 지키는 안전장치라는 걸 알면, 풍경이 좀 다르게 보일 거예요.


아크에크
행복은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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