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개스가 $4.60, 덩치 큰 SUV 들이 빨리 안달린다  - San Antonio - 1

텍사스 샌안토니오 북쪽 살면서 출퇴근하다 보면 요즘 뭔가 확 달라진 느낌이 있다.

처음엔 그냥 "오늘 왜 이렇게 흐름이 느리지?" 싶었다.

뭐 앞쪽으로 전혀 사고도 없고, 공사 구간도 아닌데 다들 이상하게 여유롭게 간다.

이유는 ㅋㅋㅋ 개스값이다.

이란 전쟁 뉴스 나오고 유가 들썩이더니 개스값 싼 우리동네도 프리미엄이 $3.30대에서 $4.60까지 점프했다.

퍼센트로 따지면 갑자기 40% 가까이 오른 거다.

이게 도로 분위기를 통째로 바꿔놨다.

BMW, 렉서스 SUV 모델들, 캐딜락 에스컬레이터 링컨 네비게이터 같은 SUV들 우리 동네에선 아주 흔한 차들이다.

연료 탱크 보통 22~24갤런. 프리미엄 기준 한 번 풀탱크 채우면:

$3.30 시절: 약 $73~$80
$4.60 지금: 약 $101~$110

한 달에 두 번 주유한다고 치면 월 $60~$70 차이다. 

"고급차 타는 사람들은 개스값 신경 안 쓴다"는 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안 신경 써도 되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나머지는 조용히 다 계산한다.

요즘 I-10 North, 281 North 타보면 65~70로 얌전하게 달리는 차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신호 바뀌면 바로 치고 나가던 차들이 이제는 부드럽게 출발한다. 급가속, 급제동이 줄었다.

전체 흐름이 한 템포 느려졌다고나 할까. 이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집단 행동 변화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price signal이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장면이다.

정부가 뭘 캠페인 안 해도,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알아서 움직인다.

솔직히 나도 예전엔 앞이 뚫리면 75~80 자연스럽게 밟았다.

"텍사스가 기름 싼 동네인데 뭐" 이런 마인드였다. 지금은 의식적으로 65 넘기지 않으려 한다.

속도 10mph 차이가 연비에서 10~15% 차이 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3.30 때는 그냥 무시했다.

$4.60이 되니까 무시가 안 된다.

흥미로운 점은 연비 정보는 예전에도 있었다. 행동을 바꾼 건 정보가 아니라 가격이었다.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개스값이 미국 평균보다 낮다. 정유시설이 가까이 있고, 주세도 낮은 편이다.

그래서 "여기는 좀 다르다"는 심리적 완충이 있었다. 그 완충이 지금은 많이 얇아졌다.

고급 휘발유가 $4.60이면 $6,7불 넘어가는 캘리포니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텍사스 체감으로는 상당히 높은 거다.

High income zip code라고 불리는 북쪽 동네도 예외가 아니다.

차가 비싸다고 기름값 안 아픈 게 아니다. 오히려 프리미엄만 넣어야 하는 차들은 선택지도 없다.

무조건 $4.60짜리 넣어야 한다. 그래서 가격은 거짓말을 안 한다. 정치인들이 뭐라 하든, 전문가들이 분석 어떻게 하든 — 도로 위 운전 패턴이 진짜 경제 온도계다.

지금 샌안토니오 북쪽 도로는 "사람들이 허리띠 조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란 긴장이 풀리거나, 유가가 다시 내려오면 도로 분위기도 바뀔 거다. 그때 다시 다들 80 넘나들게들 밟고 다니겠지.

결론은 돈 앞에서는 BMW도, 픽업트럭도 다 평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