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참으면 우울증 생기고, 화를 내면 심장병이 생긴다? - San Diego - 1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웃긴 건강 정보를 하나 읽었어요.

요약하자면"화를 억지로 참으면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이 생기고, 반대로 참지 못하고 홧김에 화를 막 내지르면 혈관 질환이나 심장병이 생긴다."

이 내용을 읽자마자 "이거 뭐 어쩌라는 거야?"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죠 ㅎㅎ.

참으면 정신이 망가지고, 내지르면 몸이 망가진다니.

이거 무슨 외통수도 아니고 어떻게 살라는 소리인가 싶더라고요.

특히 우리 같은 30대 직장인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트레스 지옥과 해탈을 오가는데 말이죠.

저 같은 경우만해도 회사에서는 어느 정도 연차가 쌓여서 실무의 중추 역할을 하느라 위아래로 치이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은 최고조에 달하죠.

주변을 보면 결혼하는 친구, 육아 휴직 들어가는 친구, 싱글로 화려하게 사는 친구 등 각자도생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 묘한 비교 심리와 불안감도 밀려옵니다.

여기에 매일 아침 고생해서 출근하면 기다리는 건 뭐 대단한 자아실현인가요? 아니죠. 말 안 통하는 상사, 까다로운 거래처, 끝없는 업무 메일...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아야 월급이 나오고, 그 월급이 있어야 먹고사는 게 현대 사회의 냉혹한 룰이잖아요.

스트레스 안 받고 살려면 산속에서 자연인으로 살아야 하는데, 평일 퇴근 후 OTT도 봐야 하고 맛있는 와인 한잔도 즐겨야 하는 저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참아도 병이 되고 내질러도 병이 된다니, 이쯤 되면 뇌가 우리한테 너무 가혹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참는 자에게 오는 복? 아니, '우울증'

먼저 '참는 것'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우리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은연중에 "둥글게 살아야 한다", "조금만 참아라", "유난 떨지 마라" 같은 말을 은근히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누군가 무례하게 선을 넘어도 일단 겉으로는 비즈니스 미소를 지으며 삭히는 경우가 많죠.

"내가 참고 말지, 분위기 망치기 싫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속으로 삼킨 화들이 어디로 갈까요? 없어질까요? 절대 아니더라고요. 우리 뇌는 그 화를 고스란히 기억했다가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둡니다. 그게 임계점을 넘으면 어느 날 갑자기 무기력증, 번아웃, 그리고 무서운 우울증으로 찾아오는 거였어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싫고, 세상 모든 게 회색빛으로 보이는 그 답답한 상태 말이에요. 화를 참는 건 결국 내 마음에 독약을 조금씩 주입하는 꼴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막 내지르면? "혈압올라서 심장병"

"오케이, 그럼 내 마음 건강을 위해서 앞으로는 참지 않고 할 말 다 하고 화도 시원하게 내야지!" 하고 마음먹으려니, 이번엔 심장병과 혈관 질환이 발목을 잡습니다.

실제로 욱해서 화를 버럭 내고 나면 뒷목이 뻐근하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스트레스를 분노로 표출하는 순간, 혈압이 급상승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에 엄청난 무리가 간다고 합니다. 성격 급하고 불같은 분들이 왜 유독 건강관리에 애를 먹는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셈이죠. 내 마음 편하자고 성질대로 다 살다가는, 삼십 대에 청춘을 즐기기도 전에 몸에 큰 무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경고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가혹한 현대 사회에서, 저 저는 나름의 '합의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안 받을 수는 없으니, 뇌와 몸을 달래가며 영리하게 스트레스를 흘려보내는 저만의 생존 전략 세 가지를 공유할게요.

화를 '배설'하는 나만의 안전지대 만들기

회사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당연히 품위를 지켜야 하니 참아야 합니다. 대신 그 화를 절대 마음에 오래 두지 않고 퇴근하자마자 안전한 방법으로 털어냅니다. 가장 추천하는 건 '비공개 메모장'이에요. 스마트폰 메모장에 정말 필터링 없이 그날 느꼈던 서러움과 감정을 속 시원하게 다 타이핑해 쏟아냅니다. 그리고 다 쓰면 미련 없이 바로 삭제해 버려요. 신기하게도 손가락으로 분노를 쏟아내고 나면 뇌가 '아, 나 풀 만큼 풀었구나' 하고 한결 가벼워집니다.

격렬한 운동으로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욱하는 감정이 올라와서 심장이 뛸 때는 그 신체적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 혈관이 보호됩니다. 저는 퇴근 후 수영을 하거나 아주 빠른 속도로 달리기를 합니다. 숨이 턱 끝까지 찰 때까지 뛰고 나면, 힘들었던 기억은 싹 사라지고 오직 개운함만 남습니다. 몸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땀으로 강제 배출시키는 방법이에요.

그럴 수 있지"와 "내 알 바임?"의 정신 승리

요즘 제 인생 좌우명입니다.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아, 저 사람은 저런 성격이구나,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가야 내 혈관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문제는 회사의 문제일 뿐,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퇴근 서류를 덮는 순간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세요. "이제 내 알 바 아니야."

먹고살기 위해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내 소중한 마음과 몸을 망가뜨리며 일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회사는 우리가 아프면 생각보다 너무 쉽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니까요. 하지만 내 몸과 내 마음은 대체 불가능한 단 하나뿐인 내 것입니다.

오늘도 참느라 가슴이 답답했거나, 욱하느라 뒷목이 당겼던 모든 분들. 오늘 밤에는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으면서, 혹은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뇌와 심장에 휴식을 주자고요.

스트레스 가득한 세상이지만, 영리하게 나를 지켜내면서 멋지게 삼십 대를 살아내 봅시다.

오늘도 진짜 고생 많으셨어요!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