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의 스타로서 영원한 '다이하드'의 영웅, 브루스 윌리스의 투병 소식은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특히 그가 앓고 있는 전두측두엽 치매(FTD)는 우리가 흔히 아는 알츠하이머와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죠.
이 병은 '젊은 날의 관리되지 않은 습관'이나 '부족한 수면' 때문에 걸리는 걸까요?
그리고 현재 브루스 윌리스의 상태는 어떨까요? 최신 뉴스 내용과 의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전두측두엽 치매(FTD), 밤새 놀고 술 마셔서 걸린 걸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전두측두엽 치매는 개인의 '생활 습관'이나 '방탕한 과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알츠하이머 치매는 노화, 고혈압, 당뇨, 수면 부족, 음주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오랜 시간 쌓여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
반면, 전두측두엽 치매는 철저하게 '유전'과 '뇌 세포의 돌연변이'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퇴행성 뇌 질환입니다.
강한 유전적 요인: 전체 전두측두엽 치매 환자의 약 40%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특정 유전자(C9orf72, MAPT, GRN 등)의 변이가 대를 이어 전달되며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불명의 단백질 축적: 유전이 아니더라도 뇌의 전두엽(이성, 성격 제어)과 측두엽(언어, 기억)에 타우(Tau)나 TDP-43 같은 이상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세포가 파괴됩니다.
따라서 젊은 시절 파티를 즐겼거나 잠을 적게 잤다고 해서 이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억울하게도 유전적 소인이나 불운한 뇌세포의 변이가 원인인 '난치성 질환'에 가깝습니다.
치매와 무엇이 다를까?
일반 치매(알츠하이머)는 "내가 방금 뭘 했더라?"처럼 기억력 감퇴가 가장 먼저 찾아옵니다. 뇌의 뒤쪽인 해마부터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두측두엽 치매는 다릅니다. 뇌의 앞쪽(전두엽)이 먼저 녹아내리기 때문에 초기에는 기억력이 멀쩡합니다. 대신 성격 변화, 충동 조절 장애, 감정 둔화, 그리고 언어 능력 상실(실어증)이 먼저 나타납니다.
참을성이 많던 사람이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거나, 도덕 관념이 사라져 상식 밖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치매가 아니라 '성격이 변했다'거나 '우울증, 정신질환에 걸렸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의 근황
2022년 실어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2023년 전두측두엽 치매 판정을 받은 브루스 윌리스. 투병 3~4년 차를 맞이한 그의 최근 상태는 안타깝게도 병세가 많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신과 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진 그의 근황은 가족들과 살던 집을 떠나 단층으로 구성된 전문 돌봄 주택으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인지 능력과 운동 능력이 떨어지면서 낙상 위험 등이 커졌기 때문에, 전문 간병인들로부터 24시간 밀착 케어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해변가에서 간병인의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간간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의 아내 엠마 헤밍 윌리스는 방송에 출연해 브루스가 현재 '병식실인증(Anosognosia)'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자신의 뇌가 망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뇌가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자신이 아프다는 걸 모르기 때문에 본인은 오히려 평온함을 느끼는 '불행 중 다행'인 상태이지만,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과거에 전 세계를 누비던 탑배우였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상태라고 전해집니다.
현재 그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하며, 글을 읽는 능력도 상실했습니다. 언어 소통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또한 거동이 점차 불안정해져 이동할 때 누군가의 부축이나 난간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점은, 알츠하이머와 달리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게 작동하여 아내 엠마와 전 부인 데미 무어, 그리고 다섯 딸들을 여전히 감정적으로 알아보고 유대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딸 루머 윌리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보러 갈 때면 늘 달콤함과 부드러운 다정함이 느껴진다"고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뇌를 의학 연구를 위해 기증하기로 결정하며, 전두측두엽 치매라는 잔인한 질병을 세상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브루스 윌리스가 앓고 있는 전두측두엽 치매는 젊은 날의 음주나 수면 부족 같은 생활 습관 탓이 아닌, 유전과 뇌세포 변이로 발생하는 가혹한 질환입니다. 비록 액션 히어로로서의 기억은 잃어가고 있지만,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 속에서 그의 마지막 여정은 외롭지 않게 채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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