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눈은 떴는데 몸은 꿈쩍을 안 하는 경험 다들 한 번쯤은 겪는 거 같아요.

샌디에이고에 사는데, 바닷바람은 늘 시원하고 햇살은 따뜻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바로 일어나는게 어려운 일이네요.

눈을 떠도 침대에서 미적미적,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가 시간이 훅 가버립니다. 수면 관성이라는 게 있대요.

깊은 잠에서 갑자기 깨면 뇌가 완전히 깨어나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눈은 떴는데 머리는 여전히 꿈속에 남아 있는 상태. 몸도 무겁고 머리도 멍해서 바로 일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그냥 "좀비 모드"라고 불러요.

솔직히 아침에 제가 제일 먼저 잡는 건 커피가 아니라 스마트폰이에요.

알람 끄자마자 인스타그램 열고, 친구들 메시지 확인하고,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 하나 보고 있으면 어느새 30분이 사라져 있죠.

이게 다 도파민 루프 때문이라더군요. 작은 자극을 받을 때마다 뇌가 "좋다!" 하고 신호를 보내니까 다시 손이 가는 겁니다.

결국 제 침대는 휴식 공간이 아니라 디지털 놀이터가 되어버린 거죠.

샌디에이고는 겨울도 따뜻해서 이불 속이 특히 포근합니다. 해안가 근처에 살다 보니 밤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는데, 아침이 되면 이불 속 온도가 딱 좋아요.

이럴 때 일어나라고 하면, 글쎄요... 차라리 출근 시간을 바꾸는 게 빠를 것 같아요.

또 전날 밤에 늦게 잤거나 방 안이 어두컴컴하면, 몸은 자동으로 "조금만 더"를 외치죠.

아침 햇살을 가려주는 블라인드가 사실상 제 일상의 주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심리적인 요인도 무시 못해요. 오늘 해야 할 일이 많거나, 마주치기 싫은 일정이 있을 때는 무의식적으로 침대 속에 더 있고 싶어집니다.

몸은 깼는데 마음은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랄까요.

가끔은 침대 속이 단순히 편안해서가 아니라, 현실과 거리를 두고 싶은 피난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했는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건 단순한 의지력 부족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수면 관성, 도파민 루프, 환경 요인, 심리적 부담이 동시에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거죠.

누구나 비슷한 이유로 아침에 밍기적대니까, 너무 죄책감 가질 필요는 없다고 봐요.

그래도 계속 이러면 하루가 꼬이잖아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 작은 팁들을 만들어봤습니다.

눈 뜨자마자 커튼 열기
햇살을 받으면 몸이 조금은 빨리 깨어나요. 샌디에이고의 아침 햇살은 특히 강력하죠.

알람을 침대에서 멀리 두기
알람을 끄러 가려면 일어나야 하니까, 강제로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작은 루틴 만들기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마시고, 스트레칭 2분 하는 걸 습관으로 만들었어요. 이 작은 행동이 하루의 시작을 훨씬 가볍게 해줍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미적거리는 건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환경과 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습니다.

샌디에이고의 햇살처럼, 일어나서 맞이하는 아침이 생각보다 즐거울 수 있다는 걸 최근에 조금씩 깨닫고 있어요.

그러니 저처럼 너무 자책하지 말고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세요.

작은 습관을 바꾸어야 더 나은 하루가 만들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