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틀랜타에서는 차를 타고 빨간불에 걸려 멈추기만 해도 옆 차 창문이 부서져라 울려 퍼지는 트랩 비트를 직관할 수 있습니다.
동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도, 마트에서 시리얼을 고를 때도 어김없이 찰진 랩이 흘러나오죠.
사실상 지금의 애틀랜타는 뉴욕이나 LA를 제치고 '미국 힙합의 수도'라고 불러도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하는 곳입니다.
그 시작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동부(뉴욕)와 서부(LA)가 자기들이 힙합의 짱이라며 핏대를 세우고 싸울 때, 애틀랜타 출신의 아웃캐스트(Outkast)와 구디 몹(Goodie Mob)이 등장해 이렇게 외쳤죠. "어이, 남부(Dirty South) 힙합 무시하지 마라!" 그리고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그 뒤로 이 동네가 배출한 라인업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T.I., 루다크리스(Ludacris), 영 지지(Young Jeezy), 구찌 메인(Gucci Mane)
퓨처(Future), 영 턱(Young Thug), 릴 베이비(Lil Baby), 21 새비지(21 Savage)
힙합 플레이리스트를 좀 돌려본 분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이름들이죠?
이쯤 되면 이 도시에서 래퍼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 애틀랜타라는 거대한 힙합 공장에서 래퍼들을 찍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K-POP 비트의 고향이 사실은 여기라고?
특히 애틀랜타가 전 세계 음악계에 던진 가장 거대한 폭탄은 바로 '트랩(Trap)' 장르입니다.
심장을 때리는 묵직한 808 베이스, 기관총처럼 파다다닥 쏟아지는 하이햇 심벌 소리, 그리고 귀에 착 감기는 오토튠.
요즘 빌보드 팝송이나 아이돌 K-POP 들으면서 "어? 이 비트 좋은데?" 싶으면 십중팔구 다 이 애틀랜타 트랩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겁니다.
2003년 T.I.가 발표한 앨범 제목인 'Trap Muzik'이 아예 하나의 거대한 음악 장르명이 되어 전 세계를 지배해 버린 거죠.
게다가 요즘 전 세계 젠지(Gen-Z)들이 숨 쉬듯 쓰는 슬랭들도 다 여기서 나왔습니다.
틀랜타 발 글로벌 슬랭 삼총사
No cap: 구라 안 치고, 진짜로 (진실을 말할 때 필수)
Drip: 옷 잘 입네, 간지 폭발한다
Swag: 다들 아는 그 힙한 스웨그!
미국학생들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면 "No cap"을 안 쓰면 대화가 안 될 정도인데, 이게 다 애틀랜타 힙합 문화의 유산입니다.
"어제까지 우버 핸들 잡다가, 다음 달엔 빌보드 차트?"
애틀랜타가 힙합 성지가 된 건 단순히 스타가 많아서가 아니라,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음악 생태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Quality Control Music' 같은 대형 레이블부터 골목마다 숨어있는 레코딩 스튜디오까지 널려 있어서, 방구석에서 뚱땅거리며 음악 만들던 백수 형이 한 달 만에 스타가 되는 기적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야, 쟤 어제까지 우버 운전하던 형인데 이제는 전미 투어 돈대!" 라는 말이 동화가 아닌 동네예요.
그래서 요즘 음악 하겠다는 젊은 피들은 물가 비싼 LA 대신 애틀랜타로 먼저 짐을 쌉니다.
집값 싸고, 스튜디오 대여료 싸고, 기회는 널려 있으니까요!
물론 애틀랜타가 랩만 하는 동네는 아닙니다. 어셔(Usher), TLC, 시에라(Ciara) 같은 전설적인 R&B 스타들의 고향이기도 하고, 주말엔 가스펠과 컨트리 음악도 울려 퍼집니다.하지만 이 도시의 찐한 공기를 단 하나의 단어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정답은 무조건 '힙합'입니다.

마이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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