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민간 우주회사인 스페이스X가 나온다고 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은 그저 무모한 '로켓 회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언론에 대고 우리는 화성에 간다, 우주인을 100명씩 보낸다, NASA 계약을 따낸다 같은 뉴스들이 들려와도 그래서 돈은 얼마나 벌겠냐는 냉소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우주 산업의 특성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현재 약 1조 7,500억 달러(한화 약 2,40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기업가치를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약 75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규모가 실현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IPO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뒤를 잇는 초거대 공룡 기업이 우주에서 탄생하는 셈입니다.
사실 스페이스X가 이 정도의 압도적인 몸값을 인정받게 된 비결은 단순히 로켓을 잘 쏘아 올리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진짜 돈벌이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전 지구적 우주 인터넷 서비스인 Starlink 입니다.
그리고 이 대박 스토리의 이면에는 구글의 역대급 신의 한 수가 숨어 있습니다.
구글의 10년 전 베팅, '100배 대박'의 서막
더 배가 아픈 것은 일론 머스크의 천재성뿐만 아니라, 10년 전 그의 손을 잡았던 구글(알파벳)의 선구안입니다. 구글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5년, 피델리티와 함께 스페이스X에 약 9억~10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1조 원 안팎)를 전격 투자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우주 인터넷 사업은 실패 리스크가 너무 커서 아무도 선뜻 돈을 대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스페이스X의 잠재력을 알아봤고, 현재 스페이스X 지분의 약 6.1%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이번 IPO가 시장의 기대대로 1조 7,500억 달러 가치로 진행된다면, 구글이 가진 6.1%의 지분 가치는 무려 약 1,067억 달러(한화 약 147조 원) 수준까지 폭등하게 됩니다.
* 투자 원금: 약 10억 달러
* 예상 지분 가치: 약 1,067억 달러
* 수익률: 단순 계산으로 약 100배 이상 (10,000% 초과)
전 세계 투자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수익률입니다. 구글은 이미 장부상으로도 상당한 평가이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알파벳의 최근 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비상장 투자자산(Other Bets 및 지분 평가)의 가치 상승으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는데, 월가 전문가들은 그 지분의 핵심 주역이 바로 스페이스X라고 분석합니다.
단돈 1조 원을 묻어두었다가 140조 원이 넘는 거대 자산으로 되돌려 받게 되었으니, 구글 입장에서는 앉아서 천문학적인 현금 보너스를 쥐게 된 셈입니다.
로켓 회사를 공룡으로 만든 '스타링크의 현금흐름'
예전에는 인터넷이 안 되는 깊은 산골이나 사막, 바다 위 선박, 혹은 비행기 안에서는 통신 두절을 당연한 불편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수천 개의 위성을 촘촘하게 띄워 이 음영 지역들을 통째로 삼켜버렸습니다.
지금은 오지의 개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 해운 기업,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듯 전 세계 군대까지 스타링크를 필수재로 쓰고 있습니다. 최근 집계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이미 1,0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 가입자 수: 1,000만 명 돌파
* 월 이용료 기반의 폭발적인 현금흐름(Cash Flow) 창출
* B2B 및 정부/군사 계약을 통한 독점적 매출 구조 구축
과거의 우주 산업이 세금을 쓰는 '소비형 사업'이었다면, 스타링크는 매달 전 세계 고객에게 구독료를 달러로 걷어 들이는 '기업형 캐시카우'로 체질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이 확실한 현금흐름이 뒷받침되기에 구글의 지분 가치도, 스페이스X의 1조 7,500억 달러 몸값도 정당성을 얻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일론 머스크는 참 이상하면서도 무서운 사람입니다. 자동차를 하겠다고 테슬라를 만들더니 디트로이트 전통 제조사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로켓을 만든다고 스페이스X를 세우더니 이제는 정부 기관인 NASA보다 더 자주, 더 저렴하게 우주로 로켓을 날려 보냅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인공지능 회사 xAI까지 설립해 기업가치를 수십조 원 규모로 키워내고 있습니다. 손대는 모든 비현실적인 상상을 현실의 돈으로 바꿔놓는 인물입니다.
솔직히 평범한 직장인의 처지에서 보면 부러움을 넘어 괴리감까지 느껴집니다.
우리는 회사일 하다보면 거래처와 문제해결하고 일정이 밀리고, 밤을 새우고, 예산이 부족해져서 발을 동동 구르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런데 저 사람은 지구 밖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고 위성을 수천 개 띄우는 스케일의 사업을 하면서 수백조 원짜리 회사를 뚝딱 만들어냅니다.
이번 구글의 대박 뉴스와 스페이스X의 IPO 소식을 보면서 한 가지 명확한 진리는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사람들은 스페이스X를 먼 미래를 바라보는 낭만적인 '우주 기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이 회사를 우주선 기지에서 주식시장이라는 현실 세계의 최정상으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화성 개척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었습니다. 매달 화면을 보며 스타링크 사용료를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전 세계 1,000만 명의 실제 고객들이었습니다.
결국 아무리 위대하고 우주를 향한 장엄한 꿈일지라도, 매달 통장에 꽂히는 단단한 '현금흐름'이 있어야만 지치지 않고 저 높은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다는 냉혹하고도 당연한 비즈니스의 본질을 스페이스X와 구글의 동맹이 가장 극적으로 증명해 보여준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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