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조지아는 '레드 스테이트'에서 경합주가 되었을까? - Atlanta - 1

조지아주는 오랫동안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꾸준히 우세했고, 남부 보수 정치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이 조지아에서 승리했고, 이어진 2021년 연방 상원 결선투표에서는 민주당 후보 두 명이 모두 당선되면서 "왜 갑자기 조지아가 바뀐 걸까?"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수년 동안 진행된 변화가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볼때 가장 큰 이유는 애틀랜타 대도시권의 급성장입니다. 애틀랜타 메트로 지역으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하거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유입됐고, IT·금융·물류·헬스케어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보면 조지아는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인구 증가가 가장 빠른 주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새롭게 대도시에서 이주한 젊은 직장인과 대학 졸업자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확대됐습니다. 이건 텍사스 대도시에서도 똑같이 겪고있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변화는 인구 구성의 다양성입니다. 애틀랜타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도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흑인 인구뿐 아니라 아시아계와 히스패닉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귀넷 카운티(Gwinnett County)와 디캘브 카운티(DeKalb County)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과거 귀넷 카운티는 공화당 우세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대표적인 경합 지역으로 평가됩니다. 다양한 배경의 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정치적 성향도 함께 변화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유권자 등록 운동입니다. 조지아에서는 시민단체와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권자 등록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특히 젊은 층과 소수인종 유권자의 등록률이 높아지면서 등록만 하고 투표하지 않던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도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조지아는 이제 어느 한 정당이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로 분류됩니다.

조지아 선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제도가 바로 결선투표(Runoff Election)입니다.

조지아에서는 후보가 50%를 넘지 못하면 1·2위 후보만 다시 결선투표를 실시합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면 당선되지만, 조지아는 과반 득표를 요구하기 때문에 선거가 두 번 치러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2021년 연방 상원 결선투표 역시 이 제도로 진행됐으며, 당시 결과가 연방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후보뿐 아니라 정당도 결선투표까지 조직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조지아 선거는 항상 전국 정치권의 집중 조명을 받습니다.

현재도 정치 지형은 애틀랜타가 포함된 풀턴 카운티(Fulton County), 디캘브 카운티는 민주당 지지가 강한 반면, 북부와 남부 농촌 지역은 여전히 공화당 지지세가 강합니다.

한인 사회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귀넷 카운티를 중심으로 한인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시민권을 취득한 한인 유권자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선거철이면 한국어 안내 자료와 유권자 등록 캠페인이 진행되고, 후보자 초청 간담회도 자주 열립니다. 미국 시민권을 가진 한인은 연방, 주, 카운티, 시 단위 선거에 모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 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정당에 미리 등록하지 않아도 민주당 또는 공화당 예비선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투표할 수 있어 다른 주보다 참여 방식이 비교적 유연한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선거나 연방 상원의원 선거만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실제 생활에는 지방선거의 영향이 훨씬 큰 경우도 많습니다.

시장, 시의원, 교육위원회, 카운티 커미셔너는 학교 예산, 치안, 공원 조성, 도로 확장, 재산세 등 주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정책을 결정합니다. 애틀랜타 시장인 Andre Dickens 역시 이러한 지역 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

결국 조지아 정치의 변화는 어느 한 번의 선거 때문이 아니라 인구 증가, 산업 성장, 도시화, 다양성 확대, 그리고 유권자 참여 증가가 수년간 동시에 진행된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애틀랜타 메트로 지역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조지아는 미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