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지역에서 퇴거 소송(Eviction) 이 줄지않고 있다는데  - Denver - 1

덴버에서 살다 보면 주변에서 "렌트비가 부담된다", "계약 갱신이 걱정된다"는 이야기를 예전보다 훨씬 많이 듣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덴버 퇴거 소송(Eviction) 통계를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덴버의 퇴거 소송은 최근 몇 년 동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약 1만 5,960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퇴거 소송이 접수됐고, 2025년에도 1만 5,953건으로 거의 같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한 달 평균으로 계산하면 1,300건 안팎의 소송이 꾸준히 발생한 셈입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지역별 차이도 있습니다. 그린밸리 랜치(Green Valley Ranch)는 퇴거 소송이 특히 많이 발생한 지역 가운데 하나였고, 웨스트 콜팩스(West Colfax), 몬벨로(Montbello)처럼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변화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오른 주거비가 꼽힙니다.

덴버는 팬데믹 이후 집값과 렌트비가 크게 상승했습니다.

평균 렌트비가 월 1,800달러를 넘는 시기도 있었고, 소득 증가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많은 가구가 부담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습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새로 임대되는 일부 아파트의 임대료는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입주자에게 몇 주간 무료 렌트를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대부분 신규 계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높은 월세로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세입자들에게는 체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누적된 주거비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당시 시행됐던 퇴거 유예 조치가 종료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동안 미뤄졌던 일부 사례들이 이후 법원으로 접수되면서 퇴거 소송 건수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법원 절차를 살펴보면 또 다른 특징도 보입니다.

일부 통계에서는 집주인이 승소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고, 세입자가 법원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법률 지원을 받기 어렵거나 절차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주장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시 재정 여건도 변수입니다. 덴버시는 최근 몇 년 사이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렌트비 지원 프로그램 예산을 줄였습니다.

그 결과 이전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구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덴버 주거 문제만큼은 예전보다 훨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집을 구할 때는 현재 월세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계약 갱신 가능성, 향후 인상 폭, 비상자금 마련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