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는 보통 해킹 뉴스가 나오면 "또 개인정보 유출됐네", "비밀번호나 바꿔야겠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이메일이 털리거나 핸드폰 정보 또는 크레딧 은행 카드 정보가 유출되는 정도가 해킹의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카콜라 계열 우유 브랜드 페어라이프 뉴스를 보고는 솔직히 조금 소름이 돋았습니다.
"해킹을 당해서 우유를 못 만든다고?"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걸렸는데 공장이 왜 멈추는 걸까요?
뉴스를 보니 요즘 우유 공장은 수백 대의 컴퓨터와 서버가 생산라인을 통제하는 거대한 자동화 시스템이었습니다.
우유가 들어오고, 살균하고, 병에 담고, 라벨을 붙이고, 창고로 보내는 과정까지 모두 컴퓨터가 관리합니다.
그러니까 해커가 공장의 컴퓨터를 해킹해 버리면 사람은 멀쩡해도 기계가 일을 못 하는 겁니다.
더 놀라운 건 해커들이 꼭 정보를 훔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아예 생산을 멈춰 놓고 "돈을 보내면 공장을 다시 열어주겠다." 이런 식으로 기업을 협박하는 겁니다.
예전 영화에서는 악당이 공장 전기를 끊었는데, 이제는 노트북 하나로 공장을 세워버리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
이 뉴스를 보면서 문득 제 일도 떠올랐습니다.
웹사이트를 관리하다 보면 고객들은 가끔 "홈페이지만 잘 보이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홈페이지 뒤에는 서버, 이메일, 데이터베이스, 백업, 보안 프로그램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중 하나만 무너져도 회사 업무가 순식간에 마비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보안을 돈 쓰는 비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 된 것 같습니다.
사고가 안 나면 가장 좋지만, 사고가 났을 때는 그동안 투자한 비용이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웃긴 상상도 해봤습니다. 만약 30년 전 해커가 있었다면 "컴퓨터를 해킹했다!"라고 외쳤겠지만, 지금은 "오늘은 우유 공장 하나 쉬게 해볼까?" 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상은 편리해졌는데 해커들도 같이 업그레이드된 셈입니다.
이번 뉴스를 보며 가장 크게 느낀 건 앞으로는 해킹이 IT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식품회사도, 병원도, 항공사도, 공장도 모두 컴퓨터로 움직이는 시대입니다.
결국 사이버 보안은 더 이상 컴퓨터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일상을 지키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들면서 이런 뉴스를 보니 "컴퓨터 해킹"이라는 단어보다 "우리 생활을 멈출 수도 있는 사고"라는 말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눈싸움우주연합
sunsetroadbuilder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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