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짬뽕은요, 제가 집에서 제일 많이 실패한 음식 중 하나예요.
솔직히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는 몇 번만 해도 감이 오는데 짬뽕은 이상하게 열 번쯤 만들어 봐야 "아, 이 맛이구나!" 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짬뽕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왜 어렵냐고요? 재료는 별거 없어요. 파, 돼지고기, 오징어, 새우, 홍합, 양배추, 양파 정도면 되잖아요.
그런데 볶는 순서, 불 조절, 국물 농도, 고춧가루가 들어가는 타이밍까지 조금만 달라져도 중국집에서 먹던 그 시원한 국물 맛이 안 나옵니다.
반대로 이 순서만 제대로 익히면 집에서도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맛있는 짬뽕이 만들어져요.
처음 도전하는 분들에게는 욕심내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처음에는 짬뽕을 제대로 만들겠다고 이것저것 다 넣었다가 망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짬뽕라면 하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오짬라면 스프를 절반 정도만 사용하고, 내가 만든 국물과 섞어서 두세 번 만들어 보세요.
그렇게 하면 부담도 적고 "짬뽕 국물은 이런 맛이구나" 하는 감이 금방 생깁니다.

그다음부터는 라면 스프 없이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중국집에서 가장 중요한 비법은 의외로 화려한 양념이 아닙니다.
바로 파기름이에요. 잘게 썬 파 1컵과 다진 생강 1큰술을 올리브유 3큰술에 천천히 볶아서 파향을 충분히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 향이 짬뽕의 기본 맛을 만들어 줍니다. 파향이 올라오면 먹기 좋게 썬 돼지고기를 넣고 볶아 주세요.
고기가 익으면 오징어를 넣고, 오징어가 익기 시작하면 간장 3큰술을 넣어 살짝 눌러가며 볶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불향 비슷한 향이 정말 중요합니다.
순두부도 고추씨들어간 고추기름맛이 중요하거든요. 육계장도 그렇구요.
그다음 양와 양배추를 넣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 주세요.
이어서 호박, 당근, 다진 매운고추를 넣고 채소가 살짝 숨이 죽으면 고춧가루 3큰술을 넣습니다.
여기서 고춧가루를 국물에 바로 넣는 게 아니라 기름에 먼저 볶아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래야 색도 예쁘고 깊은 맛이 납니다.

이제 멸치육수나 물을 붓고 한소끔 끓입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새우와 홍합을 넣고, 피시액젓 1큰술로 감칠맛을 더해 주세요.
짬뽕에서 국물만큼 중요한 게 면인데요. 집에서 중국집처럼 수타면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잖아요.
괜히 밀가루 반죽하다가 시간만 보내기 쉽습니다. 저는 그냥 한인마트나 아시안 마켓에서 파는 짬뽕용 생면이나 라면 코너의 생중화면을 추천해요.
삶는 시간만 잘 맞춰도 식감이 쫄깃해서 집에서 만든 국물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국물에 힘을 주고, 면은 시판 생면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금과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취향에 따라 다진 마늘 1큰술을 넣어도 좋습니다.
불을 끄기 직전에 부추를 넣으면 향이 살아나면서 중국집에서 먹던 그 느낌이 훨씬 가까워집니다.
이 국물 하나만 만들어 놓으면 활용도도 좋아요. 면을 삶아 넣으면 얼큰한 짬뽕이 되고, 찬밥 말아 먹으면 짬뽕밥이 됩니다.
짬뽕은 한 번에 성공하는 음식이 아닙니다. 열 번 정도 만들다 보면 불 조절도 익숙해지고, 고춧가루 양도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배달 짬뽕보다 내 손맛이 더 마음에 들 수도 있어요. 실패를 겁내지 말고, 처음에는 짬뽕라면의 도움을 조금 받으면서 시작해 보세요.
어느 순간 "이 정도면 우리 집 단골 메뉴다!" 하는 날이 분명히 찾아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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