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할 수 있다! 설렁탕 라면 때문에 담근 깍두기 레시피  - Fairfax - 1

남자 혼자 살다 보면 이상한 순간에 요리가 시작됩니다.

저는 얼마 전 설렁탕 라면을 먹어야지 하고 끓였는데, 먹다보니 간절하게 땡기는게 국밥 깍뚜기 였습니다.

설렁탕에는 역시 달달한 국물에 푹 익은 깍두기가 있어야 완성이잖아요.

마켓에 사러갈까 하다가 "깍두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한번 만들어 볼까?" 하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요즘은 열무김치나 오이소박이를 담그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이상하게 아삭한 깍두기가 가장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라면에도 잘 어울리고, 설렁탕·곰탕은 물론 삼겹살이나 볶음밥에도 잘 맞으니까요. 냉장고에 깍두기 하나만 있으면 밥상이 훨씬 든든해집니다.

바로 마켓에 가서 큰 무 하나를 4개를 왔습니다. 깨끗하게 씻은 뒤 껍질은 최대한 살렸어요.

그리고 큼직하게 깍둑썰기를 했습니다. 숙성되면 크기가 조금 줄어드니 처음에는 약간 크게 자르는 것이 좋더라고요.

남자도 할 수 있다! 설렁탕 라면 때문에 담근 깍두기 레시피  - Fairfax - 2

이번 깍두기는 무를 따로 절이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김치통에 무를 담고 양념만 넣어 버무리면 끝입니다.

무에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나오면서 시원한 국물이 생기는데, 저는 이 국물이 깍두기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익은 뒤 국물까지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양념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뉴슈가나 설탕은 넣지 않았습니다.

대신 햇양파를 갈아 자연스러운 단맛을 냈습니다. 여기에 고춧가루 4큰술, 멸치액젓 8큰술, 통마늘 4알, 꽃소금 1큰술만 넣었습니다.

정말 재료가 몇 개 안 되는데도 생각보다 깊은 맛이 나더라고요.

양파와 마늘은 액젓과 함께 믹서기에 곱게 갈아 김치통에 넣고, 고춧가루와 소금을 넣어 무와 골고루 버무렸습니다. 끝입니다.

진짜로 무만 썰 수 있으면 10분 정도면 완성됩니다.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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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팁이 있습니다. 처음 간을 볼 때는 "조금 짜네?" 싶은 정도가 좋습니다.

숙성되면서 무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나중에는 간이 딱 맞아집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싱거우면 익은 뒤에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완성한 깍두기를 실온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며칠 뒤 설렁탕 라면을 다시 끓여 깍두기와 함께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아삭아삭 씹히는 무와 시원한 국물이 라면의 진한 국물과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집에서 깍두기를 담그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남자 혼자 살면 요리를 안 할 것 같지만, 오히려 필요한 음식은 직접 만들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깍두기도 한번 만들어 두면 라면, 국밥, 고기, 볶음밥까지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깊어집니다.

이제 냉장고에 깍두기가 떨어지면 한인마트부터 갈 게 아니라, 무 몇개 사와서 다시 담글 것 같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