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물로 유명한 Denver City and County Building - Denver - 1

미국 도시들을 다니다 보면 시청 건물은 정말 시성건물을 세운 시기와 당시 환경에 따라서 제각각이에요.

Los Angeles 시청처럼 크고 웅장한 아르데코(Art Deco) 및 스트림라인 모던 양식부터, New York 시청처럼 르네상스 스타일의 압도적인 고풍적인 디자인도 매력이 있죠.

그리고 미국 시가 워낙 많다 보니까 어떤 곳은 그냥 평범한 사무실 건물 같고, 어떤 곳은 유리로 된 현대식 빌딩이라 지나쳐도 시청인지 모를지경인 곳도 있어요.

그런데 덴버 시청은 처음 보는 순간 "여기가 정말 콜로라도 주에 있는 덴버 시청 맞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웅장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특히 한국에서 시청 하면 서울시청처럼 현대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이라면 덴버 시청은 전혀 다른 느낌이죠. 

마치 유럽의 국회의사당이나 오래된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예요. 그리고 여기 서청 명칭은 Denver City and County Building입니다.

1932년에 완공된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인데 커다란 계단과 수십 개의 기둥이 만들어내는 균형감이 정말 압도적입니다.

시청 바로 앞에는 넓은 시빅 센터 파크가 펼쳐지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는 황금빛 돔으로 유명한 콜로라도 주의회 의사당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 두 건물이 서로 바라보는 모습은 덴버를 대표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예요.

겨울에는 눈 덮인 로키산맥이 멀리 배경이 되고, 여름에는 푸른 하늘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 정말 엽서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미국은 행정기관 건물이 생각보다 소박한 곳이 많아요. 그런데 덴버 시청은 "시민을 위한 공간도 도시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영화에서 보던 미국 정부 건물 같은 분위기가 살아 있고, 밤이 되면 건물 전체가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 더욱 인상적입니다.

아름다운 건물로 유명한 Denver City and County Building - Denver - 2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수십만 개의 LED 조명이 건물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하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여기사는 로컬들도 11월부터 인스타 사진 찍는다고 일부러 구경하러 올 만큼 유명한 겨울 명소가 됩니다.

물론 이곳은 관광지만은 아닙니다. 덴버는 미국에서도 드물게 시와 카운티 행정이 통합된 도시라 이 건물 하나에서 사업자 등록, 건축 허가, 각종 행정 민원, 공식 기록 발급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민 와서 서류를 처리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한인들에게도 자주 방문하게 되는 곳이죠.

또 하나 마음에 드는 점은 시민과 행정의 거리가 생각보다 가깝다는 것입니다. 시의회 회의는 공개되고, 시민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생활 불편은 311 시스템을 통해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건물에서 딱딱하게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제가 덴버 시청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건물이 예뻐서가 아닙니다.

이곳에 서 있으면 덴버라는 도시가 왜 계획도시로 높은 평가를 받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도시의 중심에는 시민을 위한 공원과 시청이 있고, 바로 옆에는 주의회가 자리하며, 그 뒤로는 로키산맥이 펼쳐집니다. 자연과 역사, 행정이 한 장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미국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입니다.

그래서 덴버를 여행하거나 이곳에 정착하게 된다면 행정 업무가 없더라도 한 번쯤 시청 앞 계단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세요.

미국 대도시의 시청 가운데서도 건물이 주는 감동만큼은 단연 손꼽힐 정도로, 덴버라는 도시의 품격과 여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