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와서 처음 살 도시, Riverside는 과연 괜찮을까
미국에 처음 이민 왔을 때 어느 도시에 자리를 잡느냐가 이렇게 중요한지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직장만 있으면 어디든 비슷하겠지 생각하기 쉬운데 몇 년 살아보면 전혀 아닙니다. 집값부터 자동차, 학교, 병원, 이웃 분위기까지 생활 전체가 달라집니다. 그런 면에서 Riverside는 장점과 단점이 아주 분명한 도시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돈입니다. LA나 Orange County와 비교하면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물론 Riverside 집값도 예전처럼 싸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LA에서 100만 달러 가까운 집을 보고 온 사람이 Riverside에 오면 같은 돈으로 집 크기와 마당이 확 달라지는 걸 느낍니다. 이민 초기에는 수입이 안정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매달 나가는 렌트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산다는 겁니다. Riverside County는 히스패닉·라티노 주민 비율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높고 아시아계 주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길을 다니다 보면 정말 여러 인종과 언어를 접합니다. 이민자 가정이 특별하게 보이는 동네가 아니라는 거죠. 처음 미국에 와서 영어도 서툴고 모든 것이 낯선 사람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UC Riverside가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자녀 키우는 집이라면 집 가까이에 UC 캠퍼스가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갑습니다. 그렇다고 Riverside에 산다고 UCR 입학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대학이라는 환경을 가까이 접할 수 있습니다. UCR 자체도 큰 고용기관이라 교육과 연구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일자리와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고 Riverside가 이민자에게 무조건 좋은 곳은 아닙니다. 가장 불편한 것은 자동차입니다.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차가 없으면 생활 반경이 크게 줄어듭니다. 처음 이민 와서 크레딧도 없고 자동차 구입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것부터 부담입니다. LA도 자동차 도시지만 Riverside는 더 넓게 퍼져 있어서 장 보고 출퇴근하려면 차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됩니다.
여름 날씨도 각오해야 합니다. 한여름에는 화씨 100도를 넘는 날이 생기고 햇볕도 상당히 강합니다. 에어컨 사용이 많아지니 여름 전기료도 생활비에 넣어야 합니다. Inland Empire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내륙에서는 흙먼지 속 곰팡이 포자를 통해 감염되는 Valley Fever도 알려져 있으니 야외 먼지에 많이 노출되는 일을 한다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음식, 문화생활, 한인 전문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LA보다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 Riverside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원하는 이민자에게 어울리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환경을 기대하기보다는 주거비를 아끼면서 기반을 만들고 자동차와 직장을 안정시키고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가족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합니다. 앞으로 신규 이민자를 위한 생활·법률·취업 지원 인프라까지 더 늘어난다면 Riverside의 장점은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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