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는 한국 월드컵 축구, 그래서 더 열받는다 - Las Vegas - 1

아이고, 이거 한국 월드컵팀 정말 제대로 돌아가는 건가 싶습니다.

32강 올라갈 경우의 수는 아직 살아 있다더니, 이제는 그 경우의 수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 축구가 세네갈에도 밀리면서 32강 진출 가능성이 또 한 단계 낮아졌습니다.

세네갈은 이라크를 상대로 무려 5대0 대승을 거두며 골득실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이제 세네갈은 조 3위 팀 순위에서 한국을 제치고 5위까지 올라섰습니다.

반면 한국은 4위에서 6위, 그리고 이제는 7위까지 내려왔습니다.

현재 한국은 승점 3점, 골득실 -1입니다. 문제는 아직 최종전을 치르지 않은 팀들이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알제리, 카보베르데, 벨기에, 콩고민주공화국 가운데 두 팀만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한국은 8위 밖으로 밀려나 32강 진출이 무산됩니다.

더 답답한 건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입니다.

체코를 상대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둘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기대도 컸죠.

그런데 이후 멕시코에게 0대1,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도 0대1로 연달아 무너지면서 모든 흐름이 뒤집혔습니다.

특히 남아공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습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경기 내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운영이 이어졌고,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도 공격의 날카로움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결과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수를 던지지 못한 책임은 결국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팬들의 분노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GS25 출입을 금지했다는 합성 사진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가 아닌 밈이지만, 그만큼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과격한 반응까지 나오는 걸 보면 팬들의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기적처럼 32강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팬들이 원하는 건 복잡한 경우의 수 계산이 아닙니다. 우리 힘으로 일본처럼 당당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한국 축구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솔직히 월드컵에 너무 흥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이 월드컵 진출 못한다고 내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내일 출근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죠.

그런데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미국에 오래 사는 한국 사람들은 더 그렇습니다.

월드컵만 시작하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태극물결에 가슴이 벅차오릅다.

미국 대표팀 경기도 보긴 하지만 한국 경기가 있는 날에는 TV를 켜고 응원하게 됩니다.

한국 사람이 미국 대표팀을 얼마나 열심히 응원하겠습니까. 결국 우리 가슴 뛰게 하는 건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더 아쉽습니다.

열심히 싸우고 졌다면 박수라도 치겠는데 해볼 만한 경기에서 소극적인 운영을 하다가 망한것 같아 답답한 겁니다.

제가 그리고 많은 한인들이 LA 직관기회 놓친것보다 더 화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