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한 장만 봐도 "와, 예전 미국 바닷가는 이런 분위기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알록달록한 파라솔, 백사장 가득 누워 있는 사람들, 바다에서 수영하는 가족들.... 지금의 롱비치와는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이 사진처럼 1960년대 롱비치는 남가주 사람들이 여름이면 가장 많이 찾던 대표 휴양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요즘 롱비치만 보면 "항구 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옛날에는 항구보다도 해수욕과 휴양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훨씬 강했습니다.
LA에서 전차를 타거나 자동차를 몰고 주말이면 가족들이 도시락 싸 들고 바다로 놀러 오던 곳이 바로 롱비치였어요. 지금처럼 해외여행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롱비치 해변에서 하루 보내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휴가였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지금처럼 고층 콘도나 호텔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낮은 건물들과 넓은 모래사장이 끝없이 이어지고, 해변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 시절 미국은 전후 경제가 크게 성장하던 시대였고, 자동차 보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족 단위 피크닉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습니다. 롱비치는 그런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해변 도시였던 셈이죠.
또 하나 유명했던 것이 바로 파이크(Pike)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놀이기구와 오락시설, 식당, 공연장이 모여 있는 남가주 최고의 해변 유원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여름이면 젊은 연인들이 데이트를 하고, 아이들은 회전목마를 타고, 가족들은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흔한 풍경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항구가 계속 확장되고 컨테이너 물류 산업이 성장하면서 롱비치는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동시에 해안 개발과 도시 재정비가 진행되면서 예전의 해수욕장 중심 관광도시 이미지는 조금씩 옅어졌습니다. 지금은 크루즈 터미널과 항만 물류, 아쿠아리움, 컨벤션센터 같은 모습이 더 익숙하죠.
한인들에게도 롱비치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1970~80년대만 해도 한인들은 주로 LA 코리아타운이나 사우스베이 지역에 많이 살았고, 롱비치는 주말에 바람 쐬러 오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애들 데리고 바다나 한번 다녀오자." 하면서 도시락 싸 들고 오던 기억을 가진 분들도 꽤 계실 거예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런스, 세리토스, 레이크우드 등 주변 지역에 한인들이 늘어나고, 롱비치에도 조금씩 한인 가정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롱비치는 국제 무역항과 대학, 의료시설이 잘 갖춰진 현대적인 도시가 되었지만, 오래된 사진을 보면 예전에는 정말 한가롭고 여유로운 해변 휴양지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드타이머들은 아직도 "예전 롱비치가 훨씬 낭만적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시더라고요.
사진 속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주말을 즐기고 있었겠지만, 지금 우리 눈에는 한 시대의 미국이 그대로 담겨 있는 역사처럼 보입니다. 롱비치는 단순히 집값이 오르는 도시나 큰 항구가 있는 도시가 아니라, 남가주 사람들의 추억과 휴가 문화가 함께 쌓여온 도시라는 점이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듀오연랑
VelvetPeak82
스벅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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