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을때 헷갈렸던 영어 단어 중 하나가 바로 hustle이다.
한국에서는 "hustle" 단어를 배울때 바쁘게 움직이거나 밀쳐내다 그리고 당구장에서 일부러 실력 숨기고 내기해서 돈 따는 '허슬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사실 허슬러 하면 사기꾼 같은 이미지다. 영화 '컬러 오브 머니' 당구 고수들이 초보인 척하다가 마지막 판에서 돈을 따가는 모습이 생각나니까.
그런데 미국에서 몇 년 살다 보면 이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라는 걸 알게 된다.
미국에서 "He's got hustle."이라고 말하면 거의 칭찬이다.
부지런하고, 끈질기고, 기회를 만들 줄 알고, 가만히 앉아 있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성공하려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야구 중계를 봐도 "Great hustle!"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타자가 평범한 땅볼에도 전력 질주해서 세이프가 되면 해설자가 감탄한다.
농구에서는 루스볼 하나를 잡기 위해 몸을 던지는 선수를 보고 "That's hustle."이라고 한다.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허슬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팬들에게 사랑받는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창업가를 소개하면서 "He's hustling."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새벽부터 고객을 만나고, 직접 영업하고, SNS를 운영하고, 밤에는 투자자를 만나는 사람이다.
단순히 바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스스로 기회를 찾아 움직이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변호사도 허슬이 필요하다.
좋은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전화만 기다린다고 사건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세미나를 다니고, 의사나 다른 변호사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튜브와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알린다. 미국에서는 이런 적극적인 활동도 모두 hustle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성공한 로펌 대표들을 보면 법률 실력 못지않게 엄청난 영업력과 실행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가수는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 출연, 인터뷰, SNS 관리, 팬들과의 소통까지 직접 챙긴다. 배우들도 오디션을 보기 위해 수십 군데를 찾아다니고 에이전트를 만나며 끊임없이 자신을 알린다. 미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She's hustling."이라고 자연스럽게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Hustle!"이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축구 경기에서 천천히 뛰는 아이에게 코치가 "Come on, hustle!"이라고 외친다. "빨리 움직여!", "더 적극적으로 해!"라는 뜻이다. 욕이 아니라 응원의 표현이다.
한국에서는 종종 "열심히만 꾸준히만 하면 성공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hustle은 무조건 죽치고 않아서 노력만 하라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가만히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라는 철학에 가깝다.
회사원이든, 자영업자든, 운동선수든, 변호사든 결국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는 문화를 보여준다.
그래서 미국에서 누군가 "You've got hustle."이라고 말한다면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당신은 성실하고 적극적이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다."라는 최고의 칭찬 가운데 하나이니까.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특별한 재능보다 이 '허슬 정신' 하나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 의외로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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