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일요일, 11월 1일 새벽 2시에 시계가 1시로 돌아갑니다. 서머타임이 끝나는 날이죠.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알아서 바뀌지만 전자레인지, 오븐, 차 대시보드 시계는 직접 돌려야 합니다. 토요일 밤 자기 전에 한 번에 해두면 편해요.
공짜로 한 시간이 생긴다니 다들 반가워합니다. 그런데 매년 이맘때 주변 반응을 보면 좀 이상해요.
한 시간 더 잤다는 사람들이 월요일에 제일 멍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고요.
물론이죠, 한 시간 더 자면 개운해야 정상입니다. 계산상으로는 그렇습니다.
근데 몸은 계산기가 아니에요. 핵심은 수면 시간이 아니라 생체시계, 그러니까 일주기 리듬이 어긋난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몸의 시계는 벽시계가 아니라 빛을 보고 맞춰집니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도 자연광의 밝고 어두운 주기가 체내 시계를 맞추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런데 일요일 하루 만에 벽시계는 한 시간 뒤로 갔고, 몸은 지난주 빛 스케줄대로 멜라토닌을 내보냅니다. 비행기를 한 번도 안 탔는데 한 시간짜리 시차가 생긴 셈이에요. 서울 다녀와서 겪는 그 멍함의 아주 작은 버전입니다.
하버드 쪽 수면 전문가도 현지 시각과 생체 리듬이 어긋나면 낮에는 더 졸리고 밤에는 잠들기 어려워진다고 짚습니다. 피곤한 게 기분 탓이 아니라는 얘기죠.
학술적으로 표현하면 사회적 시간과 생물학적 시간의 불일치입니다. 일상 언어로 바꾸면 그냥 몸이 아직 지난주에 살고 있다는 거고요.
실제 패턴은 이렇습니다. 몸은 아직 예전 시간이라 새 시간 기준 새벽 5시대에 눈이 떠집니다.
그리고 저녁 9시만 돼도 몸은 10시인 줄 알고 졸립니다. 결국 일찍 깨고 일찍 졸린 상태가 며칠 이어지는 거예요.
여기에 해가 빨리 지는 문제가 겹칩니다. 남가주 인근 일몰표를 보니 11월 1일 일몰이 오후 5시 정각이더라고요.
퇴근길이 갑자기 깜깜해지니 몸은 하루가 끝났다고 착각하고, 그 상태로 다시 형광등 아래서 몇 시간을 버팁니다. 이게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운전하실 때도 저녁 시간대 보행자를 평소보다 더 신경 쓰셔야 하고요.
아이러니한 건 그 한 시간의 쓰임새예요. 많은 사람들이 토요일 밤에 어차피 한 시간 더 있으니까 하고 늦게까지 폰을 봅니다.
그러면 보너스는 그날 밤에 이미 다 써버린 겁니다. 전문가들이 그 한 시간을 늦게 자는 데 쓰지 말라고 하는 이유죠.
특히 아침형인 분들은 더 고생합니다. 원래 6시에 깨던 사람이 새 시간으로 5시에 눈을 뜨고, 다시 잠들지도 못한 채 하루를 시작하게 되거든요.
다행히 가을 전환은 봄보다 낫습니다. 아침 빛이 늘어나는 방향이라 몸이 따라가기 쉬운 편이에요.
보통은 며칠이면 적응하고, 사람에 따라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 주만 잘 넘기면 됩니다.
그럼 뭘 해야 하느냐. 첫째, 일어나서 바로 햇빛을 보는 겁니다. 창가에 서 있기만 해도 되고, 밖에서 10분 걷는 게 제일 좋다고들 합니다.
둘째, 저녁엔 조명을 낮추고 자기 전 최소 한 시간은 화면을 내려놓습니다. 밝은 인공조명이 생체시계를 다시 뒤로 밀어버리거든요.
셋째, 카페인은 오후 2~3시 이후로 끊으라는 조언이 많습니다. 오후 커피 한 잔이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넷째, 미리 조금씩 옮기는 방법도 있어요. 전환 며칠 전부터 취침과 기상 시간을 하루 15분씩 늦추는 식입니다.
주말에 몰아서 늦잠 자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기상 시간이 들쭉날쭉하면 생체시계가 기준점을 못 잡고 적응 기간만 길어집니다.
솔직히 이 네 가지 중에 제일 효과 대비 쉬운 건 아침 햇빛이라고 봅니다. 돈도 안 들고, 앱도 필요 없고, 출근 전에 커피 들고 마당이나 발코니에 5분 서 있으면 끝이니까요.
며칠이 지나도 잠을 계속 못 자거나 낮에 졸음이 너무 심하면, 그때는 시계 탓만 할 게 아닙니다. 수면제나 멜라토닌 보충제를 생각한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그럼 이 짓을 왜 매년 하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캘리포니아는 2018년 주민발의안 7호가 통과됐는데도 시계는 그대로예요.
7호는 시간을 바로 바꾸는 법이 아니었습니다. 연방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주 의회가 3분의 2 찬성으로 바꿀 수 있게 길만 열어준 거죠.
연중 서머타임은 연방 의회 승인이 필요하고, 의회에 올라간 선샤인 보호법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시계는 돌아갑니다.
재미있는 건 수면의학계 입장입니다. AASM은 서머타임 고정이 아니라 연중 표준시를 지지해요. 표준시가 우리 몸의 시계에 더 잘 맞는다는 논리입니다.
정치인들은 저녁 햇빛을 원하고, 수면학자들은 아침 햇빛을 원하는 구도죠. 저는 이 문제만큼은 수면학자 쪽 손을 들겠습니다.
어쨌든 이번 일요일은 옵니다. 토요일 밤엔 평소 시간에 자고, 일요일 아침엔 커튼부터 열어보세요. 그 한 시간, 이번엔 제대로 챙기시길.

SilverStone71
카레로봇점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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