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을 떠올리면 높은 빌딩과 화려한 맨해튼만 생각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사계절이 매우 뚜렷한 도시라는 점을 체감하게 됩니다.
뉴욕시는 습윤 대륙성 기후에 속합니다. 연평균 기온은 섭씨 13도 정도이며, 연간 강수량도 약 117cm 수준으로 적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비가 특정 계절에만 몰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비가 내리고 날씨 변화도 상당히 잦은 편입니다.
여름은 생각보다 훨씬 덥습니다. 한국에서 뉴욕을 상상하면 시원한 북동부 도시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7월과 8월은 상당히 무덥습니다.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날이 자주 발생하고, 폭염이 심할 때는 35도 가까이 오르기도 합니다.
특히 맨해튼은 도시 열섬 현상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가 낮 동안 열을 흡수했다가 밤에도 계속 방출하기 때문에 밤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뉴저지나 롱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과 대화해 보면 같은 날씨 예보라도 체감 온도가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뉴욕의 여름은 습도가 높습니다. 단순히 더운 것이 아니라 끈적끈적한 더위가 이어집니다. 지하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은 여름철 뉴욕 생활의 대표적인 고난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파트와 콘도에는 에어컨이 필수입니다.
반면 겨울은 뉴욕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1월 평균 최고기온은 섭씨 3도 정도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면 체감 온도는 훨씬 낮아집니다. 북극 한파가 내려오는 시기에는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도 적지 않게 내립니다. 연평균 적설량은 약 63cm 수준이지만 해마다 차이가 큽니다. 어떤 해는 눈이 거의 없고, 어떤 해는 블리자드가 여러 차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루 만에 30cm 이상 폭설이 쌓이는 경우도 있어 학교가 휴교하거나 재택근무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다만 뉴욕은 폭설 대응 능력이 뛰어난 도시입니다. 제설 차량과 인력이 대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요 도로는 빠르게 정상화됩니다. 그래도 폭설이 내린 다음 날 출근길 지하철 지연과 교통 체증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뉴욕의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봄과 가을이라고 생각합니다. 봄은 3월까지도 겨울 느낌이 남아 있지만 4월 중순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센트럴 파크에는 벚꽃과 각종 봄꽃이 피어나고 거리 카페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을은 뉴욕 주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입니다. 9월 중순부터 습도가 낮아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특히 10월은 뉴욕 날씨의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낮에는 가볍게 재킷 하나만 걸쳐도 되고, 밤에는 시원한 공기를 즐기며 산책하기 좋습니다.
센트럴 파크 단풍은 물론이고 북쪽 허드슨 밸리 지역까지 드라이브를 가면 뉴잉글랜드 못지않은 아름다운 단풍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뉴욕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주말마다 교외로 나가 단풍 구경을 즐기곤 합니다.
뉴욕 이주를 준비하는 한인 가정이라면 계절별 준비가 중요합니다. 겨울에는 패딩과 방한화, 장갑이 필수이고 여름에는 냉방 시설 점검이 중요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눈 오는 날과 폭염 기간에 대비한 생활 계획도 필요합니다.
결국 뉴욕의 날씨는 불편함도 있지만 그만큼 사계절의 매력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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