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스, NBA 파이널 홈 2차전에서 1점 차 패배 - San Antonio - 1

스퍼스, NBA 파이널 홈 2차전에서 1점 차 패배 - San Antonio - 2

아이고... 참 이거 참, 복장 터지는 날입니다.

스퍼스가 파이널 홈 2차전에서 또 무릎을 꿇고 말았네요.

그것도 단 1점 차이로 말입니다.

초반에 스퍼스가 잘 리드하다가 또 닉스에게 멱살잡히고 끌려가서 10점차로 지다가 동점까지 만들었거든요.

마지막 남은 7초에 한골만 넣었어도 역전승인데....

농구 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10점 차, 20점 차로 맥없이 지는 것보다 이렇게 1점 차로 지는 게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듭니다.

밤새도록 잠도 안 오고 "그때 슛 하나만 더 들어갔어도", "그 패스 하나만 조심했어도" 하면서 머릿속으로 경기를 몇 번이나 다시 보게 되거든요.

오늘 경기에서 제일 눈에 밟히는 건 역시 우리 웸반야마 녀석의 마지막 슛이었습니다 ㅠㅠ

경기 끝나기 직전에 공이 딱 웸비 손에 들어갔을 때, 전부 엉덩이 떼고 일어나서 "됐다!" 외쳤을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안들어가고 림 맞고 튀어 나오네요.

참나, 순간 거실 분위기까지 싸해지면서 나라 잃은 기분이 듭니다.

사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웸비가 오늘 에이스 노릇을 하긴 했습니다.

점수도 많이 내고 리바운드도 잡고, 수비할 때 버티고 서 있는 존재감이야 말할 것도 없었지요.

하지만 경기 내내 효율이 영 꽝이었습니다.

닉스 선수들이 아주 독을 품고 웸비만 잡으려고 미친 듯이 들어오니까, 당황해서 턴오버 몇 개나 하더군요.

그래도 스포츠라는 게 원래 그렇습니다.

경기 내내 빌빌거리다가도 마지막 그 버저비터 한 방 딱 꽂아 넣으면, 실수 같은 건 다 용서되고 웸비는 그냥 영웅 되는 거였습니다.

그게 안 되니까 이렇게 가슴이 쓰린 거지요.

반면에 뉴욕 선수들 중 오늘 경기의 영웅은 조쉬 하트, 이 친구였습니다.

득점은 별로 없었어도 리바운드에, 어시스트에, 스틸까지 코트 구석구석 안 쑤시고 다니는 데가 없대요. 아주 스퍼스 선수들 진을 쏙 빼놨습니다.

기가 차는 건, 키가 6피트 5인치밖에 안 되는 하트가 7피트 4인치나 되는 거구 웸비보다 리바운드를 더 많이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농구는 키로만 하는 게 아니라 악바리 같은 '허슬 플레이'가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낍니다.

그리고 진짜 무서운 건 역시 제일런 브런슨이더군요. 보니까 무릎에 발목까지 다 맛이 간 것 같더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귀신같이 점수를 짜내대요.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는 아주 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면서 경기를 끝내버립디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 스퍼스는 또 마지막에 집중력이 팍 흐트러졌습니다. 마음만 급해서 패스는 엉뚱한 데로 가고 어이없는 실책 픽픽 나오고...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직 시리즈 끝난 거 아닙니다.

파이널은 7판 4선승제 아닙니까?

그래도 참, 오늘 밤 잠자리에 들 때까지는 자꾸 그 마지막 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릴 것 같습니다.

마침 샌안토니오는 경기 시작하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게, 꼭 내 마음 같아서 괜히 쐬주나 한잔 생각나는 밤이네요.

원래 스포츠라는 게 오늘 울고 나면 또 다음 경기가 있는 법입니다. 이제 스퍼스 녀석들 독기 품고 제대로 반격해야지요.

오늘 마지막 슛 놓친 거, 웸비 본인이 제일 가슴 아플 겁니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보약 삼아서 다음 경기엔 더 무서운 괴물이 되어서 돌아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스퍼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