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가 달라스보다 더 큰 도시라고 하면 대부분 말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샌안토니오는 미국에서 7번째 그리고 달라스는 9번째로 큰 대도시입니다.

달라스는 광역권 규모로 보면 훨씬 크지만, 행정구역상 도시 경계가 좁게 설정되어 있어서 시 단위 인구가 작게 잡히는 반면, 샌안토니오는 면적이 훨씬 넓고 주변 교외 지역까지 한꺼번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구통계상으로는 샌안토니오가 달라스보다 위에 있습니다.

샌안토니오 도시 자체를 놓고 보면 미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샌안토니오의 성장 배경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주택비가 텍사스 대도시 중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어스틴이나 달라스가 집값과 임대료 폭등으로 몸살을 앓는 동안, 샌안토니오는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을 유지했습니다.

그 덕분에 젊은 가족들과 중산층 이주민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 이 도시는 군사시설과 의료산업, 관광산업이 고르게 발달해 경기 변동에 대한 내성이 강합니다.

리버워크, 알라모, 미션 트레일 같은 관광지는 연중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대규모 군사기지는 꾸준한 고용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가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도시 기반시설이 버티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로 정체는 점점 심해지고, 교외 지역으로 확장되는 주택 개발은 교통망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샌안토니오의 대중교통은 여전히 취약해서 차가 없으면 제대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우버가 있기는 하지만 외진지역에서는 쉽게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샌안토니오의 도심은 리버워크 주변 관광지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보니, 일상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는 교외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결국 인구가 늘수록 출퇴근 시간은 길어지고 교통사고와 오염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물입니다. 샌안토니오가 사용하는 주요 수원은 에드워즈 대수층(Edwards Aquifer)인데, 이 지하수 자원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졌습니다. 기후 변화와 가뭄이 겹치면 물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인구가 늘수록 그 위험은 커집니다.

실제로 시 정부는 물 사용 규제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주택 단지 개발 시에는 물 절약 설비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도시 확장이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는 수자원 부족이 가장 큰 리스크로 떠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도시의 성격 변화도 눈에 띕니다. 샌안토니오는 원래 여유롭고 가족 중심적인 분위기의 도시였지만 최근 몇 년간 외지인이 몰리면서 교통량이 늘고, 범죄율이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는 등 '대도시화의 부작용'을 그대로 겪고 있습니다.

결국 인구 증가가 도시의 성장과 번영을 이끌지만, 그만큼 관리가 따라가지 않으면 문제는 반드시 생깁니다.

샌안토니오는 이미 교통, 주택, 물, 치안, 환경 문제라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지금의 성장 속도를 유지하려면 단순히 땅을 넓히는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가 필요합니다.

달라스보다 인구가 많다는 사실은 자랑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많은 문제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샌안토니오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도시의 미래가 성공적인 발전하는 도시가 될지 아니면 과밀 도시가 될지가 결정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