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유튜브 보다가 놀란 노래가 하나 있었는데 화면에 찍힌 제목은 '권소영 - C.O.C.'.
무슨 노래제목이 C.O.C. 가 다있냐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노래를 들어보니 처음 시작하는 반주만 들어도 강제로 26년전 소환되는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2000년도 첫 직장으로 다니던 명동사무실이 생각나고 회식 끝나면 직장 동료들과 나이트클럽 가서 듣던 그 노래였다,
조회수를 보니 무려 200만 회를 돌파했단다. 이노래가 26년 만의 역주행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검색좀 해보았다.
사실 1999년 당시를 돌이켜보면 권소영이라는 가수의 비디오나 무대 영상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 역시 얼굴이나 활동 모습은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 노래가 나오는 순간 2000년도 생각이 계속 나게된다.
"아, 이 노래!" 귀에 아주 착착 감기는 게, 그 시절 나이트클럽이나 길거리 테이프 가판대에서 수없이 흘러나오던 바로 그 클럽 노래.
영상을 보면서 진짜 놀란 건 노래도 노래지만 그녀의 비주얼이었다.
1999년도의 미녀가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걸까, 아니면 정말 때를 잘못 만났던 걸까.
요즘 아이돌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도시적인 미모인데, 그 당시에는 왜 이만큼 평가받지 못했는지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같았으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로 난리가 났을 텐데 말이다.
듣자하니 얼마 전 방송에서 다른 추억의 가수들처럼 방송에 나와달라거나 근황을 묻는 연락이 갔는데, 본인이 그냥 조용히 잊혀지고 싶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예전에 양준일 같은 가수는 방송 타고 나와서 한철 추억팔이로 팬미팅이니 뭐니 하면서 돈벌이하고 또 금방 시끄러워졌던 게 기억나는데, 권소영의 이런 선택이 한편으로는 참 지혜롭다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나이 오십 넘어가면 남성이건 여성이건 젊은 시절 그 화려했던 외모는 흔적도 없이 달라지기 마련이다.특히 여자는 40대만 넘어가도 세월의 무게를 피하기 어렵고 얼굴이나 분위기가 너무 많이 바뀌지 않는가.
한때 정말 예뻤던 자신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대중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남겨두고 싶었을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금쯤이면 50대 아줌마가 되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겠지만, 헛된 화려함에 흔들리지 않고 미련 없이 돌아선 모습이 오히려 더 멋있게 느껴진다.
빛을 보지 못했던 그 시절의 명곡이 2020년대를 살아가는 젊은 친구들에게까지 통한다는 게 참 신기하다. 이 노래를 작곡한 사람은 이경섭이라고 하다.
그는 1990년대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작곡가 가운데 한 명으로, 감성적인 발라드부터 세련된 댄스곡까지 폭넓은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당시 유행하던 테크노와 유로댄스 사운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C.O.C.'
26년이 지난 지금도 촌스럽지 않은 멜로디와 세련된 편곡 덕분에 다시 주목받으며 '시대를 앞서간 명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던 90년대의 숨은 보석 권소영, 늦게나마 당신의 찬란했던 순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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