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16년 만에 우승한 스페인, 아쉬웠던 월드컵 결승전 후기
월드컵 결승전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거의 한 달 내내 이어진 대회의 마지막 경기였는데, 솔직히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결승전이었습니다.
그래도 월드컵 결승전인데 정말 이렇게 지루한 흐름으로 끝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전날 열린 3·4위전에서는 프랑스와 영국이 무려 10골을 주고받으며 엄청난 명승부를 펼쳤습니다.
그래서 결승전은 더 화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티켓을 사고 직관한다고 고생한 팬들이 가장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뭐 트럼프 대통령, BTS 할프타임 쇼 도 본거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게임은 지루하게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 팀이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우승 트로피입니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독일에 이어 남녀 월드컵 우승을 모두 경험한 역대 두 번째 국가가 됐습니다.
유로 2024에 이어 이번 월드컵까지 정상에 오른 데라푸엔테 감독의 스페인은 지금이 가장 강한 전성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세라면 FIFA 랭킹 1위 자리도 머지않아 차지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유럽 축구도 다시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남미를 상대로 8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가져오면서 역대 우승 횟수 역시 유럽 13회, 남미 10회로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정말 아쉬웠습니다. 스페인은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분, 페란 토레스의 결승골로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90분 동안은 답답한 공방전만 이어졌고, 결국 연장에서 겨우 한 골이 나오며 승부가 갈렸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유효 슈팅이 없었던 정도가 아니라, 정규시간 90분 동안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공격을 포기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물론 스페인의 수비가 워낙 탄탄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팀이 보여준 경기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월드컵 결승전 역사에서 정규시간 동안 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팀은 이번 아르헨티나가 처음이라는 기록까지 나왔습니다. 39세의 리오넬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도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습니다. 나이를 잊게 만드는 활약이었지만, 결국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은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메시는 또 하나의 역사를 남겼습니다. 이날 39세 25일의 나이로 결승전에 출전하며 스웨덴의 군나르 그렌이 갖고 있던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기록은 남았지만, 본인에게는 우승보다 값질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메시는 4-4-2의 오른쪽 공격수로 나섰고, 스페인의 19세 신성 라민 야말도 같은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경기 자체가 워낙 답답하게 흘러가면서 그런 이야기들도 크게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야말은 동갑내기 센터백 파우 쿠바르시와 함께 20세 미만 선수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인 7경기를 세우며 음바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이 작은 위안이었습니다.
이번 결승전은 역사적인 기록도 많았고, 이름값만 놓고 보면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경기 내용은 그 기대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난타전을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월드컵 결승전답게 서로 치고받으며 끝까지 긴장감을 이어가는 승부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무기력한 공격과 90분 무슈팅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이 나오면서 보는 내내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황금 같은 주말 아침 시간을 투자해서 본 경기였는데, 끝나고 나니 허탈함이 오래 남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에는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메시에게도 정말 수고 많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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