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안토니오에 살다 보면 느껴지는게 여기 사람들은 농구팀 스퍼스를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거의 집착하는 수준으로 아낍니다.
처음 샌안으로 이사 왔을 때는 "도시마다 연고지 있는 NBA 팀 하나 있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가?" 싶었는데 좀 살아보니까 이유를 알겠더군요.
달라스 사람들은 NFL 시즌이 되면 카우보이스 이야기합니다. NBA 시즌에는 매버릭스 이야기합니다. 야구 좋아하는 사람은 레인저스 따라다닙니다.
휴스턴도 애스트로스, 텍산스, 로키츠가 같은 팀들이 줄줄이 있으니까 홈팀 팬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분산됩니다.
그런데 샌안토니오는 미국 전국구 프로 스포츠 팀은 스퍼스 달랑 하나입니다. 지금 NFL도 없고 MLB 팀 도 없습니다.
그래서 스포츠 프랜차이즈 응원하는 160만명 도시 전체의 에너지가 전부 한 곳 스퍼스로 몰립니다.
거의 3대 독자 외아들 수준이죠 ㅎㅎ
플레이오프 시즌만 되면 다들 스퍼스 이야기가 나오고, 식당에서도 동네 바에서는 경기 끝날 때까지 사람들이 TV 앞을 떠나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합니다.
미국 사람들에게 샌안토니오를 아냐고 물으면 알라모보다 스퍼스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팀 던컨 시대부터 시작해서 다섯 번이나 우승했고, NBA를 안 보는 사람도 스퍼스라는 이름은 들어봤습니다.
사실상 이 도시의 가장 강력한 브랜드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 파이널 진출이 더 특별합니다.
2014년 우승 이후 무려 1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스퍼스 팬들은 리빌딩도 참고, 연패도 참고, 드래프트 순위만 보면서 버텼습니다.

웸반야마 뽑았을 때도 "한 5년 후에는 우승 경쟁하겠지" 정도로 생각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빨리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7차전에서 꺾고 파이널 진출이 확정되자 샌안토니오 지역 뉴스는 거의 하루 종일 스퍼스 이야기만 했습니다.
라디오도 스퍼스, TV도 스퍼스, SNS도 스퍼스입니다.
재미있는 건 만약 달라스 팀이 부진하면 사람들은 카우보이스 시즌 기다리면 됩니다.
휴스턴 사람들은 애스트로스 경기 보러 가면 됩니다. 그런데 샌안토니오는 그런 게 없습니다. 결국 응원할데라고는 스퍼스 뿐입니다.
그래서 이 도시 사람들은 던컨이 은퇴할 때 울던 사람도 많았고, 포포비치 감독이 인터뷰하면 지역 뉴스 톱기사로 나올 정도입니다.
이번 파이널 상대가 뉴욕 닉스라는 것도 묘합니다. 1999년 스퍼스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상대가 바로 닉스였거든요.
오래된 팬들 입장에서는 "우승하면 좋겠다"가 아닙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다시 왔다."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승률은 닉스가 우세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기대되는 이벤트는 NBA 파이널 1차전입니다. 홈경기 두 번중 한번이라도 우승을 하고 가야 하니까요.
12년 만에 돌아온 NBA 무대는 샌안토니오라는 도시 전체가 다시 한 번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한타의제왕
미국TODAY
숙취엔견디셔
허니Dreamer
silverforestwalker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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