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랭킹 1~4위가 모두 4강? 가장 완벽한 월드컵 대진 - Atlanta - 1

8강이 끝나고 남은 네 팀을 보니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잉글랜드.

그런데 더 놀라운 건 FIFA 랭킹을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1위 프랑스. 2위 아르헨티나. 3위 스페인. 4위 잉글랜드.

정말 랭킹 1위부터 4위까지가 그대로 월드컵 준결승에 올라왔습니다.

월드컵 역사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늘 이변이 넘쳐나는 것이 월드컵의 매력이었는데 이번에는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던 팀들이 결국 마지막 무대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확대되어 열렸습니다.

대회가 커지면서 "이변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약팀들이 더 많이 사고를 칠 것이다"라는 예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달랐습니다. 예선과 조별리그에서는 여러 나라가 선전했지만, 토너먼트가 깊어질수록 결국 선수층과 경험,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춘 강팀들이 살아남았습니다.

역시 월드컵은 7경기를 꾸준히 잘해야 우승하는 대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가장 먼저 준결승에 오른 팀은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였습니다.

스위스를 상대로 연장까지 가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습니다. 전반에는 메시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알렉시스 맥 알리스테르가 헤더로 연결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후반 스위스의 당 은도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후반에는 스위스의 브릴 엠볼로가 퇴장당하는 변수도 있었지만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때 해결사로 등장한 선수가 훌리안 알바레스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조용했지만 연장 후반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증명했습니다. 이어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쐐기골까지 넣으며 아르헨티나는 3대1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FIFA 랭킹 1~4위가 모두 4강? 가장 완벽한 월드컵 대진 - Atlanta - 2

메시는 골은 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월드컵 개인 통산 20골 10도움.

이 기록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기 어려운 전설적인 숫자입니다. 이제 메시는 득점왕 경쟁보다도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이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만날 상대는 잉글랜드입니다. 잉글랜드 역시 노르웨이를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습니다. 먼저 실점했지만 주드 벨링엄이 혼자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전반 추가시간 동점골, 연장전 결승골까지 책임지며 세계 최고 미드필더라는 평가가 왜 나오는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번 준결승은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닙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두 나라는 축구에서도 특별한 라이벌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1986년 마라도나의 '신의 손' 사건은 지금도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메시가 마지막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 그리고 1966년 이후 첫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

스토리만으로도 결승전급 경기입니다. 반대편 준결승도 만만치 않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은 현재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두 강호입니다. 프랑스는 피지컬과 개인 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스페인은 점유율과 패스 축구를 앞세워 가장 조직적인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어느 팀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은 대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4강은 최근 월드컵 가운데 가장 수준 높은 준결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랭킹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살아남았다는 것은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뜻입니다. 선수층, 감독의 전술, 벤치 자원, 경기 운영까지 모든 면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팀들이 마지막까지 버틴 결과라고 봅니다.

이번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대회의 권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적어도 마지막 4강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제 남은 건 단 두 경기. 메시가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벨링엄이 새로운 시대를 열지, 프랑스가 다시 정상에 설지, 아니면 스페인이 새로운 황금기를 시작할지.

축구팬 입장에서는 결승전이 두 번 열리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준결승이 기다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