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람이 보는 참교육의 문제, 이게 진짜 한국이냐고 묻더라 - Los Angeles - 1

미국 친구가 넷플릭스 참교육을 보더니 한국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

"어린 깡패같은 학생은 왜 안 잡혀가냐", "학교 경찰은 어디 갔냐", "선생이 왜 학생 하나를 못 말리냐".

마지막 질문이 압권이었다. "그래서 저 특수부대 출신 아저씨가 애들 패는 건 합법이야?"

다 허구인 내용이라고 베트멘과 고담시티는 진짜 있냐고 웃어넘겼지만 뒷맛이 썼다.

우리한테는 웹툰이건 넷플릭스 드라마이건 보는 내내 사이다인 장면이 미국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냥 무정부 상태였던 거다.

가장 곤란했던 게 촉법소년이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을 못 한다.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몇 년째 돌지만 아직 그대로다.

미국은 주마다 좀 달라도 일단 중범죄면 미성년자도 성인 법정에 세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가해자가 "나 촉법인데?" 하고 웃는 장면은 외국인 눈에 제도의 허점이 아니라 국가 치안시스템의 실종이다. 물론 미국이나 멕시코에서도 갱단이 13세 아이시켜서 범죄저지르는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촉법같은 이상한 시스템은 없다.

더 설명이 안 되는 건 교사다.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보호 법안이 통과됐지만, 그 전까지는 교사가 학생을 제지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구조였다.

웹툰 속 교사들이 눈치만 보는 게 과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야기가 굴러갈수록 판이 커진다. 일진 뒤에 조직이 붙고, 불법촬영과 성매매까지 엮인다. 학교폭력이 철없는 애들 싸움이 아니라 범죄 산업의 말단이라는 그림이다.

그런데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이걸 다큐처럼 받아들이면 "한국 고등학교는 갱단 신입 훈련소구나." 내 동료가 실제로 물었던 게 그거다.

미국사람이 보는 참교육의 문제, 이게 진짜 한국이냐고 묻더라 - Los Angeles - 2

그런데 왜 하필 특수부대원?

여기가 진짜 문제다. 이 작품에서 문제를 푸는 건 경찰도, 법원도, 학교도 아니다.

파견나온 특수 부대원의 무술실력과 막강한 무력을 행사하는 유단자들의 주먹이다.

미국에도 자경단물은 널렸다. 배트맨, 퍼니셔. 차이는 이름이다. 우리는 그걸 '참교육'이라 부른다. 폭력이 아니라 교육이라고. 제도에 대한 기대를 그만큼 접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한국이 막장이냐. 숫자는 정반대다. 인구 대비 살인율은 미국이 한국의 몇 배고 총기 사건은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밤 열두 시에 여자 혼자 편의점 가는 게 되는 나라다. 여기선 못 한다.

반론도 인정한다. 소년범을 세게 처벌하면 재범률이 떨어진다는 증거는 생각보다 약하다.

엄벌주의가 만능이라고는 나도 안 믿는다. 촉법소년 연령 인하가 상징적 조치에 그칠 거라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작품 자체도 판타지라는 걸 숨기지 않는다. 여형사가 덩치 두 배인 남자를 집어던지는 장면을 누가 다큐로 보겠나.

문제는 배경 설정이다. 액션은 뻥인 줄 알아도, 촉법소년과 무력한 교사는 진짜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이 대체로 맞다는 게 뼈아프다.

나는 작은 정부를 지지한다. 하지만 정부가 절대 손 떼면 안 되는 게 하나 있다면 치안과 법 집행이다.

그 최소한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국가 대신 특수부대 출신 아저씨를 찾는다.

'참교육'이 통쾌한 건 작품이 잘 빠져서만이 아니다. 현실이 그만큼 답답해서다.

외국인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할 건 이 웹툰의 과장된 구성과 캐릭터가 아니라, 이 웹툰을 사이다로 만들어주는 한국 사회문제 쪽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