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bnb 같은 단기 렌트가 커뮤니티에 미치는 실제 영향 - Honolulu - 1

하와이 여행 온 분들은 푸른 바다를 보며 "여기서 평생 살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로망을 품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이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은 로망과는 거리가 멉니다. 매달 날아오는 각종 청구서를 보면서 한숨부터 나오죠.

그 주거난의 중심에는 여행객들이 애용하는 에어비앤비(Airbnb) 같은 단기 렌트 숙박업이 있습니다.

학교 학부모 모임에 가면 단골로 나오는 이야기가 "옆집이 에어비앤비로 바뀌더니 매주 캐리어 끄는 관광객들이 드나들어요."

"집주인이 세 올려달라더니, 결국 장기 계약 안 해주고 단기 렌트로 돌리겠대요."

이런 문제들이 지금 하와이 주민들이 겪고 있는 실제 문제입니다.

현재 하와이 전역에 깔린 단기 렌트 숙소만 3만 4,500개가 넘습니다. 엄청난 숫자입니다.

빅아일랜드(하와이 카운티) 주택의 9%, 마우이는 무려 15%가 관광객용 숙소입니다.

오아후는 2.5%라니 적어 보이나요? 호놀룰루 같은 대도시에서 수천 채의 아파트와 주택이 주민들의 손을 떠나 관광객용으로 돌아갔다는 뜻입니다.

주민들이 살아야 할 집이 관광객 숙소로 바뀌니, 매물은 씨가 마르고 렌트비는 미쳐 날뜁니다.

호놀룰루 중위 렌트비: 월 2,083달러... 이건 평균이 아니라 딱 중간 값입니다.

방 두세 개짜리 번듯한 집을 구하려면 월 3,000달러는 우습게 깨집니다.

공급은 주는데 수요는 넘쳐나니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입니다.

이 엄청난 비용을 감당하는 건 관광객이 아니라 매일 헉헉대며 출근하고 아이를 키우는 현지 주민들입니다.

렌트비도 문제지만, 진짜 씁쓸한 건 동네 커뮤니티가 완전히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저녁 산책을 하면 "알로하" 하고 인사하는 단골 이웃들이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학교 끝나면 자연스럽게 앞집, 옆집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죠.

지금은? 몇 달 만에 옆집 얼굴이 서너 번씩 바뀝니다.

매일 밤낮으로 낯선 사람들이 트렁크를 끌고 드나들고 주말마다 관광객들의 파티 소음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이웃끼리 이름을 알고, 서로 아이들을 봐주고, 급할 때 반찬을 나누던 하와이 특유의 '오하나(가족)' 문화가 돈벌이 숙박업 때문에 해체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다행히 하와이 주 정부와 각 카운티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호놀룰루는 주거 지역(비NUC 지역) 내 불법 단기 렌트를 단속하고, 마우이는 아예 단기 렌트 허가 자체를 대폭 줄이는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주정부 청사 앞에서 "우리가 살 곳을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인 결과입니다.

관광업은 하와이를 먹여 살리는 핵심 산업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관광 때문에 현지 주민들이 고향에서 쫓겨나 타주로 이주해야 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닙니까?

관광객이 던지고 가는 달러보다 중요한 건, 이곳을 일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정입니다.

하와이의 진짜 주민은 와이키키 해변의 관광객이 아니라 이 곳에 살고있는 사람들 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