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 오아후에는 생각보다 한인 교회가 여러 곳 있는데, 그중 하와이 한인 기독교회(Korean Christian Church of Hawaii)는 하와이 한인 이민 역사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오래된 교회 중 하나입니다.
하와이는 미국 본토하고 한인 이민 역사가 조금 다릅니다. 1900년대 초 한국인들이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로 하와이에 건너오면서 본격적인 이민 역사가 시작됐고, 당시 이민자들에게 교회는 예배 장소이면서 사람을 만나고 서로 도와주는 사랑방 같은 역할도 했습니다. 낯선 땅에서 영어도 제대로 안 되고 아는 사람도 별로 없던 시절이니 교회가 지금보다 훨씬 중요한 곳이었겠죠.
하와이 한인 기독교회 역시 이런 하와이 한인사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호놀룰루 한인 사회의 신앙 공동체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주일예배를 중심으로 성경 공부와 기도 모임, 성가대와 찬양 등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년부터 장년, 노년층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모인다는 것도 한인 교회의 특징입니다.
제가 볼 때 하와이 한인 교회가 LA나 뉴욕 같은 본토 대도시 교회와 조금 다른 점은 역시 하와이 분위기입니다.
여기서는 한국 사람들끼리만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일본계, 중국계, 필리핀계는 물론 하와이에서 여러 세대 살아온 다양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삽니다. 그래서 교회 문화에도 하와이 특유의 알로하 정신이라고 해야 하나, 처음 온 사람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들이 많습니다.
또 한인 교회는 이민생활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역할도 합니다. 한국어 교육이나 음식 나눔,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 새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생활정보를 알려주는 일도 합니다. 특히 하와이는 집값이고 렌트비고 장보는 비용까지 만만한 게 없습니다. 본토에서 이사 온 사람도 처음에는 물가 보고 한번 놀랍니다. 이럴 때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는 한인들에게 교회 인맥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됩니다.
명절이 되면 한국 음식도 함께 먹고 한국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오래 이민생활을 한 어르신들에게는 고향 같은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자녀들은 영어가 더 편하고 손주 세대가 되면 한국말도 서툴러지는데,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교회인 셈입니다.
새로 호놀룰루로 이사 온 한인이라면 꼭 신앙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인 커뮤니티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런 교회들을 한번 찾아볼 만합니다. 어디에서 장을 보는지, 괜찮은 병원은 어디인지, 아이들 학교는 어떤지 같은 생활정보가 결국 사람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100년 넘는 하와이 한인 이민 역사를 생각하면 한인 교회는 단순한 종교시설이라고만 보기 어렵습니다. 세대는 계속 바뀌고 하와이 한인 사회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지만,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이라는 역할만큼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허니Bea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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