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되고 나서 집에서 해먹는 요리가 조금씩 늘어나는데 그중에서 은근히 만들기 힘든것이 계란찜입니다.
계란 깨서 물 섞고 간좀 보고 그냥 불에 올리면 끝일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결과가 날마다 다릅니다 ㅋㅋ.
이거 해본 사람들은 다 이해가 갈거라고 봅니다. 어떤 날은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 같은 찜이 나오고, 어떤 날은 계란국처럼 흐물흐물해집니다. 또 어떤 날은 밑은 단단한데 위는 물컹해서 먹기 애매합니다.
그래서 일식집 푸딩 같은 계란찜을 보면 괜히 비법이 따로 있을 것 같고 장인이 숨어 있는 요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몇 번 실패해 보고 나니까 이건 재료 문제가 아니라 만들때 마음가짐 문제라는 걸요.
비법은 불 조절, 비율, 그리고 안 서두르는 마음, 이 세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계란은 3개가 딱 좋습니다. 혼자 먹기도, 둘이 나눠 먹기도 애매하지 않은 양입니다.
여기에 물은 계란 부피의 두 배, 그러니까 계란 1에 물 2 비율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이 비율이 무너지면 바로 식감이 깨집니다.
물 대신 다시마를 살짝 우린 물이나 연한 가쓰오부시 국물을 쓰면 맛이 확 달라집니다.
이때부터 집 계란찜이 아니라 일식집 계란찜 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간은 욕심내면 안 됩니다. 소금 아주 조금, 간장도 몇 방울이면 충분합니다. 이 단계에서 간을 세게 하면 맛은 진해질지 몰라도 푸딩 같은 식감은 바로 사라집니다.
계란을 풀 때도 중요합니다. 거품 내듯이 휘젓는 순간 이미 실패 쪽으로 갑니다.
젓가락으로 조용히, 노른자랑 흰자만 섞어준다는 느낌으로 풀어줍니다. 거품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만약 거품이 생겼다면 귀찮아도 체에 한 번 걸러주는 게 좋습니다. 이 과정 하나로 결과가 정말 달라집니다.
파는 흰 부분만 잘게 썰어서 마지막에 넣는 게 좋습니다. 처음부터 넣으면 향은 좋은데 수분 때문에 조직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조리 방법은 중탕이 가장 안전합니다.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김만 올라오는 정도로 불을 줄이고, 계란물을 담은 그릇을 넣습니다. 뚜껑은 완전히 덮지 말고 살짝 열어두거나 천을 한 장 덮어서 수증기 물방울이 직접 떨어지지 않게 합니다.
불은 약불로 하고 중요한 건 기다리는 겁니다. 괜히 뚜껑 열어보고 휘젓고 싶어지는데 그럴수록 망합니다.
15분 정도 지나면 표면이 살짝 흔들리는 상태가 됩니다. 젓가락으로 찔러봤을 때 맑은 물이 안 나오면 거의 성공입니다.
불을 끄고 따뜻할 때 먹으면 입에서 부드럽게 풀리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차게 먹어도 따뜻한 밥하고 먹으면 밥도둑입니다.
파 향이 은근히 살아 있어서 따뜻해도 차가워도 질리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계란찜이 어려웠던 이유는 계란이 아니라 제 성격이었습니다.
빨리 결과 보고 싶어 하고 자꾸 손대는 그 조급함이 문제였습니다. 불을 낮추고 시간을 주면 계란찜이 요리처럼 나오게 됩니다.
요즘은 계란찜이 잘 나오면 괜히 하루일도 잘 풀리는 기분이 드네요 ㅎㅎ.


그녀를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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