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집값, 지금 사도 될까 - San Diego - 1

오래전 샌디에이고에 집을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는 가정들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가격이 오르내리는 몇 번의 사이클을 그냥 흘려보냈다는 점이다. Zillow가 집계한 ZHVI 기준 샌디에이고 평균 주택 가치는 95만12달러로, 2026년 5월 31일 기준 1년 전보다 1.7퍼센트 낮아졌다. Redfin의 3월 자료로는 도시 중간 매매가가 95만달러로 1년 전 대비 1.5퍼센트 하락했다. 두 수치가 대략 비슷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숫자가 실제로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팬데믹 이후 몇 년간 이어지던 급등세가 멈추고 완만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1~2퍼센트대 조정은 시장이 무너졌다기보다 숨 고르기에 가깝다.

재고 상황을 보면 이유가 더 분명해진다. Redfin 자료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카운티의 매물 재고는 2023년 저점이었던 약 5000건에서 거의 두 배로 늘었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인 1만에서 1만2000건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게다가 2026년 7월 재고는 6개월 연속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매매까지 걸리는 기간은 6월 기준 27일로, 1년 전 29일보다 오히려 짧아졌다. 매물이 나오면 비교적 빠르게 소화되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락인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2020~2021년 3~4퍼센트대 초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기존 소유자들이 지금의 6.6퍼센트대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2026년 7월 Freddie Mac PMMS 기준) 앞에서 매도를 꺼리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샌디에이고도 예외는 아니다. 팔면 더 낮은 금리를 포기해야 하니 굳이 지금 내놓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인 가정이 관심을 가지는 학군 지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다. 포웨이, 델마, 카멜밸리 같은 지역은 GreatSchools 기준 상위권 학교가 몰려 있어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다만 학군 경계는 주소 단위로 자주 바뀌므로, 특정 집을 두고 배정 학교를 검토할 때는 그 주소를 기준으로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렌트 시세도 함께 봐야 한다. Zumper 기준 2026년 7월 1베드룸 평균 렌트는 2300달러 선이고, 전체 평균 렌트는 2750달러로 1년 전보다 2퍼센트 낮아졌다. 매입가 대비 월세 비율이 1퍼센트에 못 미치는 매물이 많다는 뜻이라, 캡레이트만으로 접근하면 현금흐름이 빠듯할 수 있다. 시세 차익까지 함께 계산에 넣는 장기 보유 전략이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타주에서 이주하는 가정이라면 캘리포니아 특유의 재산세 재평가 방식과 보험료 부담을 미리 계산에 넣는 것이 좋다. 매입가를 기준으로 재산세가 다시 매겨지는 구조라, 이전 주에서의 세금 감각으로 예산을 짜면 오차가 커질 수 있다.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레버리지 규모부터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대출 비중이 클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월 상환액 부담이 커지고, 공실이 몇 달만 이어져도 현금흐름에 타격이 크다. 캡레이트는 보통 4에서 10퍼센트 사이에서 시장별로 갈리는데, 매입 전 순영업소득을 보수적으로 계산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재산세 재평가 리스크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캘리포니아는 매입가를 기준으로 재산세가 다시 매겨지는 구조라, 오래 보유할수록 신규 매수자와의 세금 격차가 벌어진다. 이 격차는 장기 보유를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향후 매도나 상속 계획을 세울 때 함께 고려해야 할 변수이기도 하다.

결국 지금의 샌디에이고 시장은 급하게 뛰어들 곳도, 완전히 발을 뺄 곳도 아니다. 금리가 완만하게 내려가고 재고가 다시 늘어나는 시점을 지켜보며, 원하는 학군과 예산 범위를 미리 좁혀 두는 것이 실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글은 투자, 법률 조언이 아니며 실제 계약 전에는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 전문가의 상담을 함께 받아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