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서 카트를 밀고 가다 정육 코너 한쪽에 노란 스티커가 붙은 고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티커에 매니저 스페셜이라고 적혀 있으면 반가우면서도 왜 하필 지금 나왔는지 궁금해진다.
사실 이 스티커는 아무 때나 붙는 게 아니다. 정육 담당 직원이 재고와 유통기한을 확인한 뒤에야 작업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대를 알면 훨씬 유리하다.
여러 매장 사례를 보면 문을 연 직후 한두 시간 안이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오전 7시에 여는 매장이라면 8시에서 9시 사이에 마킹이 끝나 있는 경우가 많다는 데이터가 있다.
저녁에도 한 번 더 있다. 그날 안에 처리해야 하는 재고를 정리하면서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에 두 번째 마킹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요일로 보면 월요일 아침을 꼽는 경우가 많다. 주말 손님을 대비해 정육 코너를 평소보다 두둑하게 채워두는데, 주말이 지나고 남은 물량을 그대로 안고 갈 수 없으니 월요일에 몰아서 정리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수요일을 얘기하는 매장도 있다. 배송 주기와 진열 교체 시점이 매장마다 달라서 전주에 안 팔린 물량을 수요일 아침에 한꺼번에 내놓는 곳도 있다.
실제로 스프링필드 지역의 한 매장에서는 화요일 아침마다 정육 코너 앞에 유독 사람이 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시간대에 마킹이 끝난다는 사실이 단골들 사이에 이미 퍼져 있었던 셈이다.
할인폭에도 나름의 패턴이 있다. 유통기한 하루이틀 전에는 20에서 30퍼센트 정도로 먼저 깎고, 그때도 안 팔리면 당일 아침에 50퍼센트 이상으로 다시 떨어뜨리는 식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수치를 보고 조금 놀랐다. 하루이틀 사이에 할인율이 거의 두 배로 뛴다는 뜻인데, 그만큼 재고를 오래 끌고 가지 않으려는 매장 쪽 계산이 뚜렷하다고 본다.
일부 매장은 저녁까지 남은 물량에 두 번째 마킹을 붙이면서 할인율을 50에서 70퍼센트까지 올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날 안에 무조건 처리해야 하는 물량일수록 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
스티커 종류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시스템이 유통기한 기준으로 자동으로 찍어내는 일반 마크다운 가격표가 있고, 매니저가 그 자리에서 재량으로 더 깎아주는 진짜 매니저 스페셜이 따로 있다.
후자는 정해진 시간표가 없고 그날그날 재고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주 가는 매장을 정해두고 얼굴을 익히는 손님일수록 이런 추가 할인 정보를 먼저 듣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스티커가 정육에만 붙는 것도 아니다. 델리나 빵, 유제품 코너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마킹이 들어가는데, 금액대가 큰 정육 쪽에서 체감 절약폭이 가장 크게 느껴질 뿐이다.
체인마다 운영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매장별로 재량껏 마킹 시간을 정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노란 스티커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할인을 상시 운영하는 체인도 있다.
부르는 이름도 매장마다 제각각이다. 매니저 스페셜 대신 옐로 태그나 클리어런스 태그라는 표현을 쓰는 곳도 있는데, 이름은 달라도 재고를 빨리 정리하려는 목적은 똑같다고 보면 된다.
온라인 주문이나 픽업으로는 이 할인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매니저 스페셜은 매장에 직접 가서 진열대를 눈으로 확인해야만 만날 수 있는 구조다.
앱 쿠폰이나 회원 할인과 중복 적용이 되는지도 매장마다 다르다. 계산대에서 스캔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기대하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한 번 확인해보는 편이 낫다.
유통기한 표기에 대해서도 한 가지는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셀바이 날짜는 매장이 진열을 관리하기 위한 기준이지 그날이 지나면 무조건 못 먹는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농무부 설명을 봐도 이 점은 분명하다. 셀바이나 유즈바이 표기는 연방 차원에서 통일된 안전 기준이 아니라 매장과 제조사가 품질 관리를 위해 정하는 지침이고, 제대로 보관했다면 표기일이 지나도 안전성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스티커만 보고 무조건 담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집에서 바로 조리하지 않을 거라면 구입 당일 냉동실로 옮겨야 안전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매장마다 마킹 시간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정육 코너 직원에게 보통 몇 시쯤 마킹을 하는지 물어보면 의외로 순순히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라면 저녁 마감 시간대보다는 아침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겠다. 저녁 마킹은 그날 못 팔면 폐기해야 하는 물량이라 종류가 제한적인 반면, 아침 마킹은 선택지가 더 넓기 때문이다.
동네 마트를 몇 주 반복해서 가보면 그 매장만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느 요일 아침에 스티커가 많이 붙는지 스스로 기록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티커 하나가 몇 달러밖에 안 되는 것처럼 보여도 매주 장을 보는 집이라면 일 년으로 따졌을 때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 시간대만 맞춰 가는 습관으로 정육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면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SolidPeak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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