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에 아는 젊은 친구가 마트 계산대에서 여덟 시간을 꼬박 서서 일하고도 점심시간을 한 번도 못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이라 매니저가 자리를 비우지 말라고 했다는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이게 정말 합법인지부터 궁금해졌습니다.
더 들어보니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했다고 하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국 연방법은 성인 근로자에게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반드시 주라고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미국 노동부도 열여섯 살 이상 근로자에게 점심시간이나 커피타임을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는 연방 규정은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자발적으로 짧은 휴식시간을 주기로 했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연방 규정 29 CFR 785.18에 따르면 오분에서 이십분 사이의 짧은 휴식은 근무시간으로 계산해서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반대로 삼십분 이상 되는 식사시간은 그 시간 동안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면 무급으로 처리해도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말이 중요한데, 컴퓨터를 켜둔 채 손님 전화를 받으면서 먹는 점심은 이 조건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런 시간은 이름만 점심시간이지 실제로는 근무시간으로 봐야 맞고, 당연히 급여에 포함돼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연방법 얘기이고, 실제로는 주법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캘리포니아, 오레곤, 워싱턴, 콜로라도, 네바다 같은 주는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둘 다 법으로 못박아 두었습니다.
캘리포니아만 놓고 보면 다섯 시간 넘게 일하면 삼십분 식사시간을 줘야 하고, 네 시간마다 유급 십분 휴식도 따로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클라호마는 성인 근로자에 관한 한 이런 주법이 아예 없습니다.
열여섯 살 이상 직원에게 휴식을 주고 안 주고는 순전히 회사 방침에 달려 있고, 주 정부가 강제하는 기준 자체가 없다는 뜻이지요.
사실 미국 전체를 놓고 보면 점심시간을 법으로 정해둔 주보다 오클라호마처럼 정해두지 않은 주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미국 노동부 자료를 보면 성인 근로자에게 식사시간을 의무로 정해둔 주는 스물한 곳 정도이고, 유급 휴식시간까지 법으로 못박아 둔 주는 아홉 곳 남짓이라고 합니다.
오클라호마 바로 옆에 있는 텍사스도 사정은 똑같아서 성인 근로자의 휴게시간을 강제하는 주법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클라호마에 살던 사람이 텍사스로 이사를 가도 이 부분에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열여섯 살 미만 미성년 근로자는 얘기가 다릅니다.
여덟 시간을 일하면 한 시간, 다섯 시간을 일하면 삼십분 휴식을 반드시 줘야 한다는 규정이 오클라호마 주법에 따로 있습니다.
이런 휴식시간 규정은 대부분 시급으로 급여를 받는 비면제 직원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월급을 받는 면제 직원이라면 애초에 노동시간을 따지는 방식 자체가 달라서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성인 직원 입장에서 사장이 점심시간을 안 준다고 해서 무조건 불법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겠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해서 실제로 휴식시간을 안 주는 회사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오클라호마에서도 웬만한 회사는 여덟 시간 근무에 삼십분에서 한 시간 정도 점심시간을 관행적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다만 회사 내규나 직원 핸드북에 휴식시간을 보장한다고 적어놓고 지키지 않는다면, 그건 근로계약 위반으로 문제 삼을 여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짧은 휴식을 준다고 해놓고 급여에서 그 시간을 빼버린다면, 이건 주법과 상관없이 연방 임금법 위반이 됩니다.
이럴 때는 본인이 일한 시간과 쉰 시간을 스스로 꼼꼼히 기록해두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됩니다.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법보다 먼저 매니저나 인사팀에 정확히 물어보는 게 순서이고, 그래도 안 되면 미국 노동부 임금시간국에 무료로 신고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신고는 미국 노동부 임금시간국 대표번호인 1-866-487-9243으로 전화해도 되는데, 그러면 담당자가 가까운 지역 사무소로 연결해준다고 합니다.
신고자의 이름과 신고 내용은 원칙적으로 비공개로 처리되고, 신고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불이익을 준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위법행위가 됩니다.
다만 최저임금이나 초과근무 위반은 위반이 일어난 날로부터 이년 안에 신고해야 한다는 시효가 있으니 너무 오래 미루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처음에 얘기했던 마트 직원 친구 사례로 돌아가 보면, 화장실도 눈치를 보며 다녀와야 했다는 부분이 더 마음에 걸리더군요.
짧은 휴식조차 전혀 없었다면 그건 법 위반이라기보다는 매니저 개인의 배려 부족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치는 않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법이 강제하지 않더라도 여덟 시간을 일하는 사람에게는 밥 먹을 시간 정도는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법으로 정해두지 않아도 지켜지는 상식이 결국 오래가는 일터를 만든다고 믿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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