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한인언론을 접하다보면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약파는거지요 뭐 ㅎㅎ)을 접하게 된다.

광고를 오랫동안 보다 보면 "후코이단"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종종 만나게 된다.

"후코이단" 광고 문구는 늘 비슷하다.

면역력 강화! 항암효과! 바이러스 억제!

솔직히 말해, 나처럼 건강염려 살짝 있는 40대 남성의 눈엔 이런 말들이 그럴듯하면서도 좀 수상하다.

그래서 정말 후코이단이 몸에 좋긴 한 건지, 아니면 이름만 그럴싸한 다시마 식이섬유인지 궁금해서 한번 파봤다.

후코이단은 다시마, 미역, 모즈쿠 같은 갈조류에 들어 있는 끈적한 다당류라고 한다.

주로 일본, 한국, 그리고 요즘엔 미국 건강식품 회사들도 열심히 팔고 있다.

문제는 이게 "몸에 좋다"는 주장만 넘치고, 정작 과학적 근거는 어떤지 얘기해주는 데는 별로 없다는 것.

먼저 면역력.

이건 동물실험이나 시험관 연구(in vitro)에서 NK세포(자연살해세포) 같은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반응이 일부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몸에 들어온 나쁜 놈들(바이러스나 암세포 등)을 잡아먹는 전투병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는 얘기다.

근데 이건 실험실 이야기고, 사람을 대상으로 '진짜 면역력이 강화되었다'는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

항암효과.

후코이단이 암세포에 자멸(apoptosis)을 유도한다는 연구가 꽤 많고, 특히 위암, 대장암, 폐암 등에서 성장 억제 가능성이 보였다는 논문도 있다.

그렇다고 이걸 먹으면 암이 낫는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거의 다 쥐 실험, 아니면 암세포만 따로 배양해놓은 실험 수준이다.

사람 몸 안에서 그게 그대로 작동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즉, '보조요법 후보'일 수는 있지만, 병원 치료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무언가는 아니다.

바이러스 억제 효과?

시험관에서는 감기 바이러스나 헤르페스 같은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았다는 연구가 있긴 하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코로나도 막아준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거의 건강식품계의 사기 수준이다.

점잖게 말하자면, 가능성은 있으나, 검증은 안 됐다가 정확하겠다.

그럼 정리해보자. 후코이단, 이름은 과학적이고 느낌은 바다향 가득하지만,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소재일 뿐이다.

면역력도, 항암도, 항바이러스도 "그럴 수 있다"는 실험 결과는 있지만, 사람 몸에 적용됐을 때의 효과는 미지수다.

그나마 장점은 자연 유래 성분이라 부작용은 거의 없고, 위장장애 같은 것도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아침에 미역국 한 그릇, 김밥에 들어간 다시마 정도면 내 건강 지켜줄 후코이단은 충분하다."

이걸 돈내고 분말이나 액상으로 바꿔 먹는 건,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한테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처럼 가성비에 민감한 사람에겐 과한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선물해 준다면?

흠... "좋은 건 챙겨 먹어야지~" 하면서 눈치 보며 조용히 다 털어 넣을 것 같다.

우리가 언제부터 과학기사나 실험실 리포트를 믿고 살았던가.

기분 좋아지면 그게 효능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