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성장세 이어질까 - San Diego - 1

수십 년간 이 동네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샌디에고는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저평가되어 온 도시라는 점입니다.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이 '캘리포니아 남쪽 끝인데 성장 여력이 아직 남아 있을까'일 것입니다.

샌디에고 카운티 인구는 최근 몇 년간 미세하게 증가하거나 정체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내 다른 대도시권처럼 순유출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유입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지는 않다는 것이 지역 부동산 현장에서 느껴지는 변화입니다.

산업 기반으로는 바이오테크와 생명과학 클러스터가 단연 두드러집니다. 토리파인스 인근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군수·방위 산업과 해군 기지 관련 고용도 지역 경제의 오랜 축입니다. 최근에는 이 두 산업에 더해 클린테크와 첨단 제조 분야로도 기업 유치 사례가 늘고 있어, 특정 산업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각화된 경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업률은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 사이를 오가며 캘리포니아 평균보다 낮은 편에 속하고, 소득 성장률도 바이오테크와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서비스업과 관광업 종사자들의 임금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 산업별 온도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샌디에고 국제공항 터미널 확장, 트롤리 경전철 노선 연장, 그리고 다운타운과 미드웨이 지구 재개발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투자들은 도시 접근성을 높이고 신규 주거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어,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부족 완화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브스나 밀켄인스티튜트 같은 기관들은 샌디에고를 바이오테크와 첨단 제조 기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도시로 자주 언급하는 편입니다. 다만 높은 생활비와 주택 가격은 신규 인력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지적되는 리스크입니다.

한인 가구 입장에서 샌디에고는 학군 좋은 지역과 바이오테크 관련 직군 종사자들의 임대 수요가 안정적으로 뒷받침되는 시장이라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시세 차익보다는 임대 수익과 장기 보유 관점에서 접근하시는 것이, 이 도시의 완만하지만 꾸준한 성장 흐름과 잘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카르멜밸리나 포웨이 같은 학군 우수 지역은 매물이 나오는 즉시 소진되는 경우가 잦고, 다운타운과 리틀이탈리 인근 콘도 시장은 젊은 바이오테크·기술직 임차인 수요로 꾸준한 렌트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이 시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보면, 샌디에고는 단기 급등보다는 장기 보유를 통해 안정적인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도시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이 '지금 사기엔 이미 늦은 게 아닐까'일 텐데, 샌디에고처럼 공급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해안 도시는 진입 시점을 재는 것보다 감당 가능한 예산 안에서 꾸준히 시장에 머무르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유효했던 경우를 여러 사이클에 걸쳐 지켜봐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