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에서 집을 사려고 알아보는 한인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의외로 많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집값은 생각보다 괜찮은데, 왜 다들 부담이 크다고 하지?" 처음에는 저도 그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계산해 보니 이유가 금방 나오더군요. 시카고는 집값보다 재산세가 부담을 크게 만드는 도시였습니다.
최근 기준으로 시카고 시 전체 중위 주택가격은 약 33만 달러 수준입니다.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다운타운의 고급 콘도부터 사우스사이드의 저렴한 주택, 그리고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노스사이드 지역까지 모두 포함한 평균입니다. 실제 한인들이 많이 찾는 글렌뷰, 나일스, 모튼그로브, 스코키, 노스브룩이나 시카고 북부 지역은 이보다 높은 가격대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중위가격인 33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20%인 6만6천 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내면 대출금은 26만4천 달러입니다. 이를 30년 고정금리 6.75%로 계산하면 원금과 이자를 합친 월 상환액은 약 1,712달러 정도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리노이주는 미국에서도 재산세가 높은 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카고의 실효 재산세율을 약 2.1%로 계산하면 연간 재산세는 약 6,930달러, 월로 환산하면 약 578달러가 됩니다. 여기에 주택보험료를 월 150~160달러 정도 더하면 기본적인 주택 유지비만 월 2,448달러 정도가 됩니다. 콘도라면 여기에 HOA 비용이 월 300~700달러 이상 추가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소득이 있어야 무리가 없을까요? 금융권에서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DTI 28% 기준을 적용하면 월소득은 약 8,743달러가 필요합니다. 연소득으로 계산하면 약 10만5천 달러 수준입니다.

그런데 시카고 시의 중위 가구소득은 약 7만2천 달러 정도입니다.
계산상으로만 봐도 약 3만 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결국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의 집을 사기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인 가정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현실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인마트와 교회, 식당, 학군 등을 고려해 북부 지역을 선호하시는데, 이 지역은 시 평균보다 집값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나일스(Niles), 글렌뷰(Glencoe가 아닌 Glenview), 모튼그로브(Morton Grove), 스코키(Skokie) 같은 지역은 생활환경이 좋아 인기가 높지만, 주택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따라서 실제 필요한 소득은 계산상 10만5천 달러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현실적인 그림이 조금 나옵니다. 부부가 각각 연봉 5만3천 달러 정도를 벌면 계산상 기준은 충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 교육비나 자동차 할부, 의료보험, 은퇴자금까지 함께 생각하면 연소득 12만~15만 달러 정도는 되어야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재산세입니다. 시카고는 같은 가격의 집이라도 지역에 따라 재산세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재산세 재평가 이후 세금이 크게 오른 지역도 있었고, 학군이 좋은 교외 지역은 집값은 비싸도 재산세 부담이 더 높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을 보러 갈 때는 매매가격만 확인하지 말고 최근 3년 정도의 재산세 고지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시카고는 미국 대도시 가운데 집값 자체는 비교적 합리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실제 부담은 재산세와 유지비에서 결정되는 시장이라고 봐야 합니다. 특히 한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가격과 세금 모두 평균보다 높은 경우가 많으니, 단순히 "33만 달러면 살 만하네"라고 판단하기보다는 관심 있는 동네의 실제 세금과 생활비까지 함께 계산해 보는 것이 후회 없는 내 집 마련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VelvetTrail75
vibeforestwalker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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